
최근 대우조선해양에서 2~3조원 대 부실 규모가 드러나면서 시장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업계 2위 삼성중공업도 2분기에 최대 1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깊어 가고 있따.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원유(原油) 생산·시추 설비인 일부 해양플랜트 건조가 지연되면서 발생한 손실을 2분기에 대폭 반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해양플랜트 손실을 예상해 7500억원을 미리 반영한 바 있지만, 공사 지연이 계속되면서 손실폭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가 362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후 계속 흑자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5000억원의 손실 충당금 규모가 실제보다 크게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2012년 27억달러에 수주한 호주 익시스 해양가스처리설비(CPF)와 2013년 30억달러에 수주한 나이지리아 에지나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들의 인도 기간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다른 국내 조선소들과 마찬가지로 삼성중공업도 설계 노하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가 구조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저가 수주에 나섰다가, 잦은 설계 변경과 납기일 지연으로 최근 3년 동안 수주한 해양 플랜트 부문의 생산 차질 때문에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현대중공업도 해양플랜트 손실을 털어내면서 연간 3조원이 넘는 창사 이래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고, 최근 숨겨진 해양플랜트 부실 규모가 알려진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에만 2~3조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역시 발생한 손실을 2분기 실적에 대폭 반영할 경우 영업손실 규모가 1조원을 훌적 넘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최대 1조7000억원으로 예상하기도 하고 있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한국 조선사들이 해양 부문 기초 설계 역량을 갖추지 못해 원가 계산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상선 경기 악화로 대거 수주에 나섰던 해양 프로젝트가 장기간 국내 조선업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