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주가가 크게 급등한 유유제약 오너 일가가 잇따라 보유 지분 매도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유제약 유승필 회장은 최근 회사 주식 102만4927주 중 2만4927주를 2만1229원(5억2900만원어치)에 장내매도해 지분율이 기존 13.85%에서 13.52%로 낮아졌다.
장남인 유원상 부사장도 55만8030주 중 16만주를 1만9223원에 장외매도하고 30억7500만원 가량을 현금화했다. 유원상 부사장은 3세 경영 행보를 걷고 있음에도 지분율은 7.86%에서 5.58%로 감소했다.
지배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지만 이 같은 오너 일가의 주식 매도 배경과 관련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세 차익 실현이라는 해석과 함께 나스닥 상장기업 공모 참여설까지 나오는 등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상태다.
시장에서는 대체적으로 주가 급등에 따라 오너 일가가 시세 차익을 실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유유제약 주가는 연초 7630원에서 지속적으로 급등, 28일 현재 1만7900원을 기록하고 있다. 2배를 훌쩍 넘는 상승률이다. 이에 오너 일가가 유유제약 주가가 고점에 이르렀다는 판단 아래 주식을 팔아치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유유제약 오너 일가는 지속적으로 매입과 매도를 반복하면서 차익을 실현해 왔다. 오너 일가는 주가흐름이 시원치 않았던 지난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만4300주를 매입했지만, 5월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르자 지분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14일 유유제약의 주가는 지난해 말보다 무려 104% 급증한 1만5650원을 기록, 최근 5년 내 최고점을 찍었다. 상품권 리베이트 적발로 세무당국으로부터 법인세 추징금 72억 원을 납부해야 하는 악재에도 인도네시아 진출과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역시 유사한 양상이 펼쳐졌다. 유승필 회장의 어머니인 고희주 씨는 20여 차례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이 밖에도 장녀인 유경수 씨 등 친인척들을 통해 지분을 잇따라 사들였다. 하지만 지난 8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관련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1만950원까지 오르자 장내매도를 통해 9만800주를 매각했다.
일각에서는 내달 미국 벤처기업 아이이크라우드(ieCrowd)의 나스닥 상장 공모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매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유유제약은 아이이크라우드 주식 312만5000주(4.5%)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기 유발 질병들을 막기 위해 고안된 제품인 ‘카이트패치(Kite Patch)’ 제품의 한국·동남아시아 판매권을 갖고 있다. 또한 나머지 제품 개발 성공시에도 판매권 우선협상권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이크라우드는 이달로 계획했던 공모일정을 내달 11일로 미뤘으며 공모가액은 2000만달러, 주당 공모가액은 6.40달러다.
다만 유유제약 측은 오너 일가의 주식 매도가 개인적인 자금 마련 등의 이유라며 나스닥 상장 공모 참여 소문에 대한 것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회사 주가가 연초부터 급등한 가운데 대주주들이 지분을 장내서 처분한 것은 주가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만큼 이들 종목에 투자하는데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유유제약은 동종업계 유한양행의 창업주인 고 유일한 박사의 동생인 고 유특한 회장이 지난 1941년 설립한 기업으로, 유승필 회장은 유특한 회장의 장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