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눈 앞’ 대한전선, 우리銀 딴지에 난감
‘매각 눈 앞’ 대한전선, 우리銀 딴지에 난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銀 “이 조건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진통 예상
▲ 대한전선이 매각 계약 성사 고지가 임박한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딴지를 걸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상장 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60년 역사의 대한전선이 채권단의 눈물 겨운 노력 끝에 기사회생하고 결국 매각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계약 성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딴지를 걸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전선 채권단 간사인 하나은행은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를 인수자로 승인하는 안건이 가결됐다고 다른 채권은행에 통보했다.

쉽게 말하면 이달 초 채권단에 상정됐던 매각안이 합당한 것으로 결론이 났으니 도장을 찍어달라는 얘기다. 이에 은행들의 날인만 받으면 감자 및 증자 등 대한전선 매각 후속 절차가 진행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현재 KDB산업은행에 이어 2번째 의결권 비율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이 IMM PE로의 매각 날인을 거부, 후속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난감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21일 하나은행은 대한전선 경영권이 딸린 회사 지분을 IMM PE에 넘기는 안건에 대해 채권단 의결권의 85.3%의 지지를 얻어냈는데 나머지 반대 지분 14.7%가 바로 우리은행의 반대 분이다.

현재 대한전선 채권단은 채권비율 순으로 KDB산업은행(16.6%), 우리은행(14.7%), 하나은행(14%), 외환은행(12.8%), 국민은행(11%), 농협은행(10.6%), 신한은행(9.1%), 한국수출입은행(7%),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2.2%), 광주은행(2%) 등으로 구성돼 있다.

표결 직후 우리은행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날인 거부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지만,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계약 조건에 대한 불만과 함께 사모펀드로의 매각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계약 내용에 채권단은 IMM PE에게 채권 만기를 2020년까지 연장하고 금리도 연 2.5%로 1.0%p 인하해주고 3000억원의 유상증자, 800억원의 추가 출자전환 등을 포함시켰다. 우리은행 측은 연 2.5%가 고정금리라는 점, 유상증자·출자전환 등의 조건이 채권단에 불리하다고 보고 아예 여신심사위원회에 매각 안건 자체를 부의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따.

여기에 IMM PE에 대한 거부감도 감지된 상태다. 사모펀드인 IMM PE가 재무적투자자(FI)로 인수키로 한 만큼 향후 시세 차익을 노리고 제3자에게 매각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매수자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은행이 하나은행의 설득에도 예상 외로 완강하게 버티면서 매각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85.3%가 지지한 만큼 우리은행의 날인이 없어도 매각이 진행될 수는 있지만 하나은행은 100% 합의서를 받아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마음을 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얘기다.

찬성표를 던진 채권은행들은 빠른 매각 추진을 위해 날인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매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매각 유찰을 경험한 대한전선 채권단은 그간 재매각 추진을 위해 수 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관리 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5대 1 비율의 감자를 단행하는 등 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여전히 “채권단이 당장의 이익을 위해 불공정한 조건으로 대한전선을 매각하려 한다”면서 “이같은 조건의 매각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반면 채권단은 오는 10월 전 딜 클로징(잔금 납입)을 목표로 하고 있어 당분간 진통이 예상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