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바꾼 우리銀…대한전선 매각 극적 타결
입장 바꾼 우리銀…대한전선 매각 극적 타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른 목적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날인 완료

 

▲ 대한전선의 IMM 프라이빗에쿼티(PE)의 인수를 강력히 반대해 오던 우리은행이 하나은행의 설득 끝에 입장을 바꾸면서 인수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뉴시스

대한전선 인수 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그간 IMM 프라이빗에쿼티(PE)의 인수를 강력히 반대해 오던 우리은행이 하나은행의 설득 끝에 입장을 바꾸면서 인수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IMM PE가 투자하는 3000억원을 본래 의도와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고 대한전선 매각 합의서에 날인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대한전선은 2012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지 3년 5개월 만에 IMM PE로 인수되는 것이 확정됐다.

채권단 중 유일하게 반대 방침을 고수하고 있던 우리은행은 결국 주간사인 하나은행의 꾸준한 설득 끝에 입장을 바꿨다.

우리은행은 채권 14.7%를 보유하고 있어 우리은행의 반대가 채권단 의결권의 75%만 지지하면 되는 매각 안건 통과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하나은행 측이 모든 채권단의 동의를 받아내기 위해 마감 기한을 연장하는 등 설득 노력을 계속해 최종 타결이 지연돼 왔다. 대한전선 채권단은 채권비율 순으로 KDB산업은행(16.6%), 우리은행(14.7%), 하나은행(14%), 외환은행(12.8%), 국민은행(11%), 농협은행(10.6%), 신한은행(9.1%), 한국수출입은행(7%),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2.2%), 광주은행(2%)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간 우리은행은 IMM PE의 투자금 중 일부만 채무상환에 활용되고 채권단이 800억원의 대출을 또 출자전환해줘야 하며 금리를 3.5%에서 2.5%로 낮추는 점 등의 조건들을 수용할 수 없다며 지난달 30일까지가 마감 기한이었던 합의서 날인을 거부해 왔다.

여기에 IMM PE로의 매각 자체에 대한 불만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모펀드인 IMM PE가 재무적투자자(FI)로 인수키로 한 만큼 향후 시세 차익을 노리고 제3자에게 매각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매수자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은행은 여전히 “채권단이 당장의 이익을 위해 불공정한 조건으로 대한전선을 매각하려 한다”면서 “이같은 조건의 매각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완강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오는 10월 전 딜 클로징(잔금 납입)을 목표로 했던 채권단 내부에서 매각 완료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우리은행이 예상보다 빨리 입장을 선회함으로써 당초 목표 기한으로 잡았던 10월까지는 매각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신규자금이 투입되지 못할 경우 대한전선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되기 때문에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데 채권단 전체가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채권단과 IMM PE는 오는 10월 초까지 유상증자와 출자전환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유상증자와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대한전선은 채권단과 맺은 자율협약을 졸업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