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임팔라 출사표의 명과 암
한국GM 임팔라 출사표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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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다르다” vs “이번에도 같을 것” 팽팽
▲ 한국GM이 쉐보레 브랜드의 북미 베스트셀링 세단 ‘임팔라’로 하반기 점유율 회복의 포문을 연 가운데, 임팔라의 성공 여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GM

잇단 철수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한국GM이 쉐보레 브랜드의 북미 베스트셀링 세단 ‘임팔라’로 하반기 점유율 회복의 포문을 연 가운데, 임팔라의 성공 여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GM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최고급 세단 임팔라의 발표회를 열고 공식 판매에 나섰다. 이날 한국GM의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국내에서 임팔라의 성공을 통해 쉐보레가 폭넓은 제품군을 보유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GM은 어느새 ‘경차 전문’으로 굳어져 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고 국산 준대형 세단 시장을 공략함은 물론 동급의 수입차 시장까지 넘볼 예정이다. 한국GM은 지난해 임팔라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실시한 신차 안전성 종합평가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충돌테스트에서 각각 최고 등급을 받았던 점을 강조하며 안정성 면에서 경쟁 우위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동급 최초로 운전석 및 동반석 무릎 에어백을 채택하는 등 총 10개의 에어백을 적용했다.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FCA), 후측방 경고 시스템(RCTA),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SBZA), 차선변경 경고 시스템(LCA),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LDWS) 등 첨단 안전사양을 기본 제공한다.

가격 역시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델과 같은 트림과 사양을 기준으로 미국 소비자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국내 가격은 2.5 LT 3409만원, 2.5 LTZ 3851만원, 3.6 LTZ 4191만원으로 매겨졌다. 2.5LT모델과 2.5LTZ모델은 엔진사양과 연비, 변속기 등은 모두 같으며 오디오사양과 가죽시트, 좌석의 열선기능 등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국내에 들여오는 임팔라는 2.5와 3.6 두 종류로 직분사 가솔린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최고출력 309마력과 최대토크 36.5kg·m인 3.6 6기통 엔진, 199마력과 26.0kg·m인 2.5 4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연비는 각각 10.5km/L, 9.2km/L다.

◆한국GM “알페온보다 3~4배 더 팔릴 것”
임팔라는 쉐보레의 대표 세단으로 미국 시장에서 지난 10년간 대형 승용차 최다 판매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1600만대의 누적 판매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처럼 워낙 잘 알려진 모델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국내에서도 뜨거운 관심이 몰리고 있다. 벌써 사전계약 건수가 이미 1000대를 넘어섰다.

한국GM도 한껏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알페온이 연간 4000~5000대 팔렸는데 임팔라는 이보다 3~4배 더 팔릴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기존의 준대형 알페온은 9월 중 단종될 예정이다.

여기에 한국GM은 국내 생산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조건이 갖춰지면 임팔라를 국내 부평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말해 최근 불거지는 ‘GM의 한국 철수설’을 잠재웠다. 노조의 요구가 일정 부분 반영된 셈이다. 호샤 사장에 따르면 내수 판매가 예상 조건을 갖추고 중동·호주 등에 수출할 수 있게 되면 국내 생산이 가능하다.

이처럼 여러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한국GM은 임팔라 출시가 부진한 내수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올라갈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GM은 올해 1월부터 지난 7월까지의 총 8만3759대를 팔아 전년 대비 1.8% 감소한 수치다. 지난 3월 1만3223대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현재는 월 1만2000대 정도로 정체 상태다. 내수 시장에서 획기적인 돌파구가 필요한 상태였다.

지난해 11.3%로 최고의 점유율을 찍었지만 올해 상반기 8.3%로 뚝 떨어졌다. 2009년 바닥을 찍었던 7.9%에 근접했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이 올해 10%의 내수 점유율을 목표로 세웠지만 10%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같은 한국GM의 내수 부진은 신차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주로 미국GM 본사나 계열사에서 차량을 들여와 국내에 판매하기 때문에 자체 신차 개발에 제약이 크다. 승용모델들도 판매가 부진하다. 

▲ 임팔라의 경쟁 모델로는 현재 현대차 그랜저와 아슬란, 제네시스, 기아차의 K7과 K9, 르노삼성의 SM7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가격대도 3409만~4191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랜저나 아슬란과 비슷하고 제네시스보다는 저렴하다. ⓒ한국GM

◆“과거 실패 전철 밟을 수도”
따라서 한국GM이 북미 지역의 베스트셀링카인 임팔라를 들여오면서 거는 기대가 큰 것도 당연하다. 임팔라가 이미 미국 시장에서 오랜 기간동안 상품성을 인정 받은 모델인 만큼 한국GM은 임팔라가 정체된 내수 판매를 뚫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팔라의 경쟁 모델로는 현재 현대차 그랜저와 아슬란, 제네시스, 기아차의 K7과 K9, 르노삼성의 SM7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가격대도 3409만~4191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랜저나 아슬란과 비슷하고 제네시스보다는 저렴하다.

하지만 과거 한국GM의 대형 센단들이 그랜저의 벽을 넘지 못했던 아픈 과거 때문에 장밋빛 전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GM은 GM대우 시절 GM계열인 호주 홀덴에서 대형세단 ‘스테이츠맨’을 들여왔지만 출시 2년 만에 판매 부진으로 단종했다. 도입 첫해이던 2005년에는 879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고 이후 계속 줄어 2007년 1월에는 1대를 판매하는 굴욕을 겪었다.

2008년에는 역시 홀덴에서 베리타스를 들여왔지만 역시 현대차의 에쿠스와 쌍용차의 체어맨을 넘지 못하고 2010년 단종됐다.

여기에 단종을 앞두고 있는 알페온도 실패했다는 평가다. 2010년 출시 당시에는 반짝했지만 올해 판매량은 7월까지 2301대로 전년에 비해 20% 가까이 줄었다. 결국 알페온은 임팔라 출시로 단종이 결정됐다.

◆경쟁사들도 줄줄이 신차 출시 대기중
따라서 한국GM이 또 대형 세단 시장에 신차를 내놓은 것은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업계는 한국GM이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맞추지 못했던 과거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 번번이 한국GM에게 좌절을 안겼던 현대차와 기아차도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차는 내년으로 예정된 신형 그랜저 출시를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역시 내년 초로 예정된 신형 K7 출시를 하반기로 앞당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역시 최근 SM7노바의 LPG모델을 출시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공동 개발한 고급세단 탈리스만을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처음 공개된 탈리스만은 유럽 디자인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닛산의 기술력이 결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준대형차 시장 공략용으로 전략적으로 만든 차량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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