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오전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반 롯데정서는 식을 줄 모르고 확산되고 있다. 사과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골목 영세상권이나 노동자들과의 생계문제를 등을 전혀 언급치 않아 소상공인들의 불매운동을 비롯한 반 롯데정서는 더욱 확산 돼 장기화 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13일 롯데 불매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금융소비자원과 소상공인연합회가 연대를 결정했다. 두 단체는 “롯데 불매 운동을 더 조직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연대했다”며 “공정한 시장 경제와 대기업 횡포로부터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을 돕고 서민피해를 개선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원과 소상공인연합회는 다음 주에 연대 집회도 개최 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의도했던 롯데제품불매운동 및 반롯데여론에 대한 조기 진화가 실패로 돌아갔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롯데의 다음 대책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역별 분쟁도 반 롯데정서로 이어져
부산, 김해, 포항 등에서도 롯데의 횡포에 반 롯데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107층 부산롯데타워 건립 문제로 부딪히고 있다. 당초 롯데는 부산롯데타워 허가를 관광사업시설 및 공공용지로 받았다. 하지만 이후 수익성 높은 아파트를 짓기 위해 사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또 부산 백양산 일대에 골프장 건설을 하려다 부산지역 시민들과 대립하고 있다. 현재 롯데는 백양산 일대 34만평에 18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을 추진 중이지만 시민사회는 물론 서병수 시장을 중심으로 한 지방자치단체도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해에서는 관광유통단지 조성을 두고 지역 시민들과 대립중이다. 애초 롯데는 1996년 경남도와 협약을 통해 김해시에 물류시설과 테마파크, 호텔 등이 포함된 87만8000㎡ 규모의 김해관광유통단지를 3단계에 걸쳐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롯데 측이 슬그머니 돈 안 되는 호텔, 테마파크 등 관광분야는 빼고 유통만 남겨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해 5월 테마파크가 들어서기로 한 곳에 아웃렛을 추가로 개점하면서 직원기숙사 터에 아파트를 세우는 등 사업변경을 위한 기초 설계를 진행했다. 하지만 해당 사실이 시민들에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약속을 어겼으니 토지를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다.
포항시에서는 두호동 롯데마트 입점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롯데의 입점 움직임에 두호동 시민들은 찬·반 양측으로 분리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포항시 또한 상인들의 반대와 소비자 편익 고려라는 양자택일의 결정권을 놓고 난처한 입장을 호소하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주장하는 주민들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지켜야 한다는 상인들 간의 첨예한 대립 가운데 양측 모두의 의견을 들어줄 수는 없어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처럼 롯데는 지역 분쟁, 골목상권 침해 등의 문제로 반 롯데정서를 전국적으로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불거진 가족 내 분쟁으로 이미지에 더욱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롯데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들의 움직임도 더 커지고 조직적으로 변하고 있어 롯데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요구되고 있다. [시사포커스 / 남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