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은 13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사건에 대해 정치권에서 정부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지금은 아군 진지에 혀로 쓰는 탄환인 설탄을 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권이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사에 때가 있는 것으로서 격분된 발언으로 군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매도하고, 의구심을 증폭하는 것은 군의 전력을 약화시킨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군 자체에서 조사가 진행 중 일 때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므로 오래 계획된 정부 일정은 그것대로 진행하는 게 상식이고 기본”이라면서 “지금은 북한의 도발이라는 확신이 섰고, 전군이 비상상황에서 여러 형태의 응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이 감성적으로 우리 군을 이렇게 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때를 기다려서 잘못된 부분은 철저하게 지적하고 책임을 물을 게 있으면 묻고, 보완할 게 있으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의 발언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자당 소속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이 군 당국의 늑장 보고, 청와대의 컨트롤 타워로서의 기능이 미진했던 점을 질타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 의원은 전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목함지뢰 사건이 난 다음날인 8월 5일 대통령께서는 경원선 기공식에 참석하고 이희호 여사는 평양을 가고 우리 정부는 통일부장관 명의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제안하는 등 이 세가지 사건이 함께 벌어졌다”며 “그 전날 지뢰사고가 터졌는데 그 다음날 이런 사건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어 “또 군의 현장조사는 8월6일에 이뤄진다”며 “이거 이상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그런데 왜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남북고위급회담을 제안했느냐”면서 “이게 우리 군과 통일부하고 서로 전화 한 통도 안하느냐”고 정부 부처간 엇박자를 질타했다.
뿐만 아니라 “이거 정신나간 것 아니냐”면서 “청와대 NSC라는 사람들은 도대체 뭘하는 사람들이기에 도발 사실을 알았으면 그 즉시 논의를 해야지. NSC는 사건 발생 나흘만인 8월8일 열렸다. 보복 시점도 다 놓쳤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국방부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면서 대북심리전 방송 재개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서도 “이게 혹독한 대가의 전부냐”며 “확성기 방송 재개를 혹독한 대가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있겠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