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광구 행장을 중심으로 실적과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지만 주가가 좀처럼 반등할 움직임이 없다.
14일 오전 10시 기준 우리은행 주가는 1.38%(130원) 하락한 9260원을 기록하고 있다. 4월 한 때 1만185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광구 행장은 주가 부양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체질 개선과 실적 향상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실제 자산건정성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5169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매각된 우리투자증권 실적을 제외하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87% 증가한 호실적을 기록했다. 순이자마진(NIM)은 저금리 여파로 2분기 1.42%로 낮아졌지만 상반기 이자이익이 작년보다 4.9% 증가한 2조3175억원을 보였다. 임기 내 민영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행장의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과들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1만원대 아래에서 요지부동 상태다. 이에 순조로운 연내 민영화 달성을 위해서는 ‘주가부양’이 우리은행의 최대 고민거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주가’ 민영화 발목 잡나
우리은행에게 주가는 민영화를 앞두고 매우 중요한 변수다. 주가 추이가 우리은행 민영화의 잣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은행 주가가 지지부진할 경우 정부는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은행 민영화가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거나 또한번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우리은행 지분 51.04%를 보유하고 있는데, 콜옵션 행사에 대비한 2.97%를 제외한 48.07%를 매각할 계획이다. 남은 공적자금 4조6000여억원을 회수하려면 매각가가 최소한 주당 1만3500원을 넘겨야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8000원 후반대에서 9000원 초반 수준을 맴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가가 부진할 경우 온전한 공적자금 회수가 힘들어져 정부가 민영화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은 최근 주가 부양을 위해 시가배당율 2.5%의 1주당 250원씩 대규모 중간배당을 진행하기로 확정했다. 앞서 이 행장도 자사주 1만주를 8910만원에 매입하는 등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런던 투자설명회(IR) 등을 통해 직접 세일즈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주가는 여전히 1만원 아래로 맴돌고 있어 이 행장의 큰 과제로 남아있다.
현재 정부는 확인된 투자 수요로는 당장 매각 추진이 어렵다며 민영화 추진 시기를 유예시켰다.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가 가능하려면 매각가가 최소한 주당 1만3500원은 넘겨야 하지만 아직 반등의 기미가 없어 민영화 추진도 기약 없이 미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광구 행장의 목표대로 연내 민영화를 추진하려면 하반기에 ‘주가부양’에 성공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은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측은 돌파구는 기업가치 높이기 밖에 없다며 여기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주가는 뜻대로 되는 부분이 아니므로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시사포커스 / 남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