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면세점계 큰형체면 지킬수 있나
롯데, 면세점계 큰형체면 지킬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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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소공동·월드타워 면세점 매출 2조5000억 달해
▲ 이번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에 나오는 롯데면세점은 소공동점과 월드타워점으로 롯데는 해당 면세점 사업권 수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사진 / 홍금표 기자
롯데가 가족 간 경영권 다툼으로 긴 시간 내홍을 겪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이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재승인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롯데는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불투명한 롯데 지배구조와 기업 국적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반 롯데 감정이 극에 달해있다. 이에 롯데 면세점 재승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제기되고 있어 이번 면세점 수성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일부 면세업계 관계자들은 롯데가 11월에 이뤄질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심사에서 국적논란 등 반롯데 정서를 어떻게 넘어서냐가 관건이라며 롯데는 경쟁 업체들과의 사업권 경쟁과 부정적 시선, 정부압박 등 총 3중고를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롯데그룹은 면세사업부를 호텔롯데 산하에 두고 소공동점, 잠실점, 제주점 등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점, 김포공항점 등 2개 공항면세점과 해외지점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공항점, 자카르타시내점,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괌 공항점, 간사이 공항점 그리고 인터넷 면세점 등을 운영 중에 있다. 이 중 이번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에 나오는 롯데 면세점은 소공동점과 월드타워점으로 롯데는 해당 면세점 사업권 수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소공동 면세점과 월드타워점은 매출이 전체의 절반 수준인 2조5000억원에 달해 롯데 면세점 사업 중에서도 핵심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극에 달해있는 부정적 시선 속에서 롯데가 두 개 점포 중 한 개를 포기하고 좀 더 안전한 방향으로 하나의 점포만 지킬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롯데가 가족내 경영권 내홍을 겪으며 긴 시간 에너지를 소비하는 사이 경쟁 업체들은 기회가 오면 언제든지 면세점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뉴시스
◆롯데면세점 명분과 실익 사이
롯데가 경영 분쟁으로 긴 시간 에너지를 소비하는 사이 신세계와 현대 등 경쟁 업체들은 기회가 오면 언제든지 면세점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 측은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신세계 면세점 수성을 1차 목표로 두고 동시에 서울 시내 입성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면세점 진출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와 현재 서울시내 면세점 진출을 위해 설립한 ‘신세계 DF’ 조직을 현재까지 운영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 시내 면세점 재진출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 그룹도 현재까지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것을 공식적인 입장으로 치하고 있지만, 그룹 주력사업인 백화점과의 시너지 효과 등으로 미뤄 언제든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외에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나 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 다른 경쟁 업체들 또한 깜작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시내면세점 경쟁은 더욱 과열될 전망이다.
 
이처럼 롯데 측 상황이 어렵다 보니 일각에서는 롯데가 두 면세점 모두 지키는 명분 보다는 한 곳이라도 반드시 사수하는 전략을 펼칠 수도 있다는 실익론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롯데 역시 집안 내 분쟁으로 면세점 사업권 수성을 위한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전국유통상인연합회와 민주노총, 소비자유니온 등 6개 시민단체는 서울 용산구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롯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부정적 여론 롯데면세사업 발목 잡나
롯데 집안싸움으로 여론이 부정적인 가운데 소상공인 단체는 지속적으로 단체 행동을 보이고 있다. 또 정부도 롯데그룹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정치권에서 앞다퉈 롯데면세점을 정조준하고 있어 면세점 특허권이 누구에게 갈지는 예상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지역별 소상공인 단체와 함께 롯데카드 가맹 해지·결제 거부 운동과 롯데마트·롯데슈퍼 제품 불매운동을 벌였다.
 
이날 소상공인연합회는 롯데마트, 롯데슈퍼 골목상권 퇴출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41개 소상공인 단체 공동 성명서와 결의문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등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30여 개 단체 대표가 함께했다.
 
또 지난 15일 전국유통상인연합회와 민주노총, 소비자유니온 등 6개 시민단체는 서울 용산구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온갖 불공정으로부터 고통을 받아온 중소상인과 소비자 등 국민들과 함께 ‘재벌개혁을 위한 나쁜 기업 롯데 불매를 실천하는 소비자 8·15 독립선언’을 선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 재벌 개혁을 위한 5대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국민들과 함께 거리에서 혹은 인터넷에서 롯데 재벌 개혁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재벌 개혁 없이는 불공정한 갑을 문제, 중소상인 자영업자들의 문제 등 죽어가고 있는 서민경제를 해결할 수도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재벌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수많은 을들의 희생과 협력, 국민들의 도움이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매출이 일본 롯데를 살찌우는 데 들어가고 있다는 것에 전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소리 높였다.

이들 시민단체는 이날 집회를 통해 ▲롯데그룹 순환출자 즉각 해소 및 독립 이사·감사위원 선임 ▲롯데그룹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초대형 복합쇼핑몰의 출점 전면 중단 및 골목상권과의 적합업종 상생 방안 마련 ▲납품업체·입점업체·하도급업체 등과 상시적인 집단교섭 이행 및 상생협약 실시 ▲영화관 티켓·팝콘 등 가격담합 문제 해결 등 5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네티즌들 또한 인터넷 상에서 롯데 불매를 외치고 있다. 롯데가 유통을 맡고 있는 의류매장이나 패스트푸드, 슈퍼 등을 중심으로 이같은 움직임은 번지고 있으며 실제 경쟁 업체의 물건을 구매했다는 인증 글도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소상공인과 네티즌을 중심으로 한 반롯데 정서는 사그라들 줄 모르고 퍼져나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롯데가 이런 부정적 여론을 빠른 시간 내에 잠재우지 못하면 실제 사업에서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부산은행-롯데 컨소시엄도 반롯데 정서에 직격탄을 맞아 사업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있어 더욱 이미지에 신경 써야 할 때이다.
 
이런 시선에 롯데면세점 측도 우선 사업적 우위를 강조하기보다 사회공헌에 힘을 쏟고 있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롯데그룹에서도 역시 현재의 반롯데 정서를 극복하는 핵심 방안은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활동이라는데 의견을 통일했다. 이에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에서 ‘언더 스탠드 에비뉴’ 착공식을 진행하는 등 롯데면세점은 사회공헌에 힘쓰고 있다. [시사포커스 / 남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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