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호남대, 결국 입찰 무효화…의문점은 여전
호반건설·호남대, 결국 입찰 무효화…의문점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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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피일 미루던 쌍촌캠 부지 매각 본계약 취소돼
▲ 꼼수 논란에 휩싸였던 호반건설의 호남대 쌍촌캠퍼스 부지 매입 계약이 낙찰 7개월여 만에 결국 최종 무효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호남대학교
꼼수 논란에 휩싸였던 호반건설의 호남대 쌍촌캠퍼스 부지 매입 계약이 낙찰 7개월여 만에 결국 최종 무효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광주 지역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꼽혀온 쌍촌캠퍼스 부지를 둘러싼 호반건설 측과의 계약이 이달 6일 최종적으로 무산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은 전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호남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계약조건을 내걸었다”고 밝혔다.
 
최종 계약 무효화는 지난 1월 호반건설 계열사인 TS리빙이 호남대 쌍촌캠퍼스 부지 6만7278.10㎡와 충남 천안지역의 토지 67만1223㎡를 일괄적으로 1615억원에 낙찰받은 지 7개월 만이다.
 
호남대 쌍촌캠퍼스 부지는 상업지구인 상무지구와 인접해 있고 광주도시철도 1호선과 맞닿아 있으며 주변 환경도 우수해 대형 건설사들이 수 년 전부터 아파트를 짓기 위해 눈독을 들여온 부지다. 지난 1월 입찰 당시에도 호반건설 외에 다른 건설사들 3~4곳이 입찰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입찰 당시에는 일괄 매입에 동의했음에도 돌연 쌍촌캠퍼스 부지부터 계약하고 천안지역 토지는 나중에 계약하자고 요구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호남대 측은 교육부로부터 승인받은 방안인 만큼 임의대로 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고 호반건설이 계약 대금을 납부하지 않으면서 지난 2월 호반건설은 2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몰취하겠다고 통보하기까지 했다.
 
이에 법적 분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부담을 느낀 호남대가 호반건설에 200억원을 돌려주는 선에서 갈등을 마무리하고 재공고에 나설 방침을 세우면서 논란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여전히 계약을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나온 의문점들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 궁금증도 커져 가고 있다.
 
◆호반건설, ‘낙찰 위해 계열사 동원’ 의혹 받아
 
▲ 호반건설은 입찰 당시에는 일괄 매입에 동의했음에도 돌연 쌍촌캠퍼스 부지부터 계약하고 천안지역 토지는 나중에 계약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
우선 호반건설은 이 부지를 낙찰받는 과정에서 ‘도덕성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입찰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5일 호반건설이 3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광주방송 KBC은 “호남대가 과거 매각에 실패했던 천안 지역의 토지를 쌍촌캠퍼스 부지에 끼워 팔려고 한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끼워팔기를 통한 입찰 가격 상승은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시민들의 피해가 나올 수 있다는 보도였다. KBC는 지난해 10월초부터 부정적인 보도를 지속적으로 방송해 왔다.
 
하지만 입찰이 마감된 후 호반건설 계열사인 TS리빙이 호남대의 예정가 1086억원을 크게 초과하는 1600억원대로 낙찰받자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계열사를 동원해 꼼수 의혹을 동원해놓고 다른 계열사로 낙찰받은 모양새라며 의아해했다. 이에 다른 잠재적 후보들에게 부담을 주면서 매각 가치를 떨어뜨리고 입찰 경쟁을 완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니었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더구나 1600억원 대에 달하는 금액으로 입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당시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던 호반건설은 지역에서뿐 아니라 대내외적으로 현금 동원 능력을 과시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후속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결국 도덕성 논란이 제기됐다. 다만 호반건설 측은 이러한 의혹을 시공과 시행이 분리돼 있고 보도와 관련된 의혹 역시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호남대의 미온적 태도에 유무형 손해↑
호남대 역시 후속 조치에서 납득되지 않는 행태를 반복했다는 평가다. 입찰 공고에 이미 낙찰일로부터 7일 이내에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입찰 보증금을 귀속시키겠다고 돼 있었지만 몰취 방침을 최초로 통보한 것은 한 달여가 지난 후였고 세 달이 지난 4월까지도 몰취 통보를 하는 데 그쳤다.
 
공고 조건을 변경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호남대가 아닌 호반건설 측이었음에도 호남대의 미온적인 대처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게다가 이달 결국 200억원도 호반건설에 돌려줬다. 일각에서는 법인 내분설과 재산 다툼설 등 갖은 추측이 난무하기도 했다.
 
한편 호남대 측은 쌍촌캠퍼스 부지와 천안지역 토지를 묶어 파는 일괄 매각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쌍촌캠퍼스 부지가 워낙 아파트 대단지 조성에 적합하다고 평가받는 부지인 만큼 흥행 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호반건설이 예정가를 크게 뛰어넘는 금액을 제시한 만큼 참여 기업들이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남아 있다. 또한 본계약이 차일피일 미뤄지다 결국 취소되면서 8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날린 유무형의 손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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