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이사회, 여승주 부사장 이사 선임 안건 의결

22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전날 한화투자증권 이사회는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인 여승주 부사장을 한화투자증권의 새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공식 선임은 11월 5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여승주 부사장은 1985년 한화에너지 입사를 시작으로 30여년간 한화그룹에 몸을 담은 ‘한화맨’으로 꾸준히 재정 및 관련 업무를 전담한 경력 때문에 한화의 금융통으로 불린다. 특히 여승주 부사장은 지난해 12월에는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뒷선에서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이번 이사회의 여승주 부사장 이사 선임 안건 의결은 한화그룹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주진형 사장을 대체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승주 부사장은 지난달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한 한화그룹의 원로 한화생명 공동대표 김연배 전 부회장을 대체하는 한화생명의 차기 대표 이사감으로 거론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주진형 사장이 그룹과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을 진화하기 위해 결국 여승주 부사장이 한화투자증권으로 조기 투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투자증권 측에 따르면 여승주 부사장의 이사 선임과 관련된 얘기는 주진형 사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언하기 전에 이미 추진되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진형 사장은 취임 초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감행해 의리를 중시하는 한화그룹의 문화와 맞지 않는 정책을 펼쳤다는 평가를 들었다. 여기에 주진형 사장의 각종 파격적인 실험 역시 한화투자증권이 업계에서 외면받는 계기가 됐다.
특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증권가에서 유일하게 한화투자증권이 삼성물산과 관련한 매도 리포트를 두 차례 낸 것이나, 전산 장비 구입처를 그룹 후계 구도에서 중대한 역할을 수행할 한화S&C에서 IBM으로 교체하는 건을 추진시켜 한화그룹 수뇌부가 대노했다는 얘기가 돌곤 했다.
결국 주진형 사장이 내년 3월까지 임기를 다 채우겠다고 고집하자 연임 불가 방침으로 선회한 한화그룹 수뇌부가 후임 사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를 이사로 조기에 내정하는 방안을 통해 견제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독단적인 행동을 막기 위한 긴급조치라는 얘기다.
다만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날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후임 사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내년 이사회와 정기주주총회에서 정해지는 것이라며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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