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등 두고 이견 …카드발급 중단에 대출 제한까지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지난 9일 신용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한 데 이어 이날부터 개인 신규대출도 제한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임금피크제 도입과 퇴직금 누진제를 두고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우선 임금피크제 도입 자체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이 이뤄진 상황으로 보인다.
사측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을 노조에 내놨다. 현재 시중은행 18곳 중 13곳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상황으로 내년 정년 60세 연장이 임박한 만큼 임금피크제 도입에 하루라도 빨리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도 이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를 정규직 채용으로 돌려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노조 측은 얼마든지 협의는 가능하지만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해 절감되는 비용을 기존의 비정규직들에게 사용해 점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시켜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다른 주요 은행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절감되는 비용으로 청년 고용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채용 규모 확대를 잇따라 발표한 바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비정규직은 38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퇴직금 누진제에 관한 이견도 협상 지연의 주된 이유다. 시중은행 중 한국씨티은행에 유일하게 있는 퇴직금 누진제는 근속연수에 따라 가산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근속연수가 올라갈수록 가산율이 커지는 방식이다. 장기근속자에게 더 높은 비율의 퇴직금이 지급되는 셈이다.
사측은 기존의 직원들에게는 현재의 퇴직금 누진제를 유지하되 새로 입사하는 직원들에게는 이를 전면적으로 없애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 측은 사측이 기존의 직원을 내보내고 새롭게 직원을 뽑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점진적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노조는 영업점에서 신용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한 데 이어 23일부터 개인 신규대출도 제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측은 실제 점포에 가보면 관련 영업은 지장 없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라 실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추가로 카드 발급을 원하거나 대출을 원하는 고객들이 겪을 불편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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