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에어백’ 의혹 적극 해명…네티즌 반응 ‘냉담’
현대車, ‘에어백’ 의혹 적극 해명…네티즌 반응 ‘냉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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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 “쉽게 설명한다는 게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 현대자동차가 에어백이 잘 터지지 않는다는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해명에 나섰다. ⓒ현대차 블로그
현대자동차가 자사의 에어백은 잘 터지지 않는다는 일명 ‘에어백 충돌각’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해명에 나섰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에어백 충돌각’은 현대차에서 생산한 자동차가 사고 시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하자 ‘충돌각이 맞지 않으면 에어백이 터지지 않을 수 있다’는 자료가 공개되면서 현대차 얘기만 나오면 등장하는 단골 소재가 됐다. 또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현대차의 에어백 성능에 의구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블로그 통해 적극 해명 나서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일 최근 공식블로그의 ‘오해와 진실’ 코너에 ‘현대차 에어백은 잘 안터진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현대차는 안전벨트와 에어백의 역할은 차량이 충돌할 때 승객이 관성에 의해 충돌 방향으로 급격하게 이동되는 것을 막아줌으로써 상해를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정면충돌의 경우보다 높은 확률로 에어백이 작동되는 것일 뿐 항상 각도를 맞춰야 에어백이 펴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현대차 측은 “사고가 나도 각도를 잘 맞춰야 에어백이 작동 된다 식의 표현은 당사로서는 조금 마음 아프고 섭섭할 수도 있는 표현이다”며 “본질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에어백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연구 사례와 기술의 정교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대표적인 에어백 미 전개 조건들을 취급설명서 등을 통해 고객에게 알리고 있지만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에어백 전개조건은 가장 광범위하게 충돌시험을 규정하는 미국 법규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법규는 실제 차량 정면충돌 기준으로 0도 및 좌우 30도로 시험하는데 현대차의 국내외 모든 생산차종은 이를 만족한다는 것이다.
 
현대차 측은 “아마도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현대차 충돌 30도’라는 말이 나온 것 같다”며 “일반 고객의 이해를 돕고자 실차 테스트에 비교해 쉽게 설명한다고 한 게 오히려 오해를 불러온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이어 “거대한 프레스로 차를 서서히 벽에다 대고 누른다고 가정하면 서서히 누르면 충돌 입력 값이 적어 에어백이 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프레스가 단번에 '쾅'하고 차를 때리면 에어백이 펴질 확률이 커진다”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양쪽 차량 모두 외형적 파손 정도가 비슷하지만 에어백 전개 여부는 차이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사진을 보면 많이 파손된 것 같은데도 현대차 에어백이 안 터진 경우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충돌 후 사고 차량의 모습만을 놓고 ‘에어백에 하자가 있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현대차의 에어백 전개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차량의 파손 정도가 아니라 사고 발생 상황에서 에어백 센서 및 제어기에서 감지되는 방향과 크기 시간 등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현대차 측은 “에어백 제어기는 이러한 물리량의 연산을 통해 에어백 전개에 대한 결정을 수행하며 이는 전세계적으로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비율로 따지면 오히려 적어
 
‘왜 유독 현대차만 에어백 불만 사례가 가장 많은 것인가’라는 주장에 대해선 현대차가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 가까이 되다 보니 불만접수의 건수가 가장 많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현대차 측은 "가장 많은 대수를 판매하다 보니 절대 값은 높을 수 있다“면서 ”진짜 실력치를 가늠할 수 있는 비율의 개념에서는 가장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측은 2012년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 '자동차 에어백 안전실태 조사'의 에어백 관련 불만 및 사고발생 비율을 보면 현대차가 0.74%로 모든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는 점도 거론했다.

그러나 현대차 해명글 글에 달린 네티즌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했다. 한 네티즌은 댓글에서 “‘다른메이커도 전부 똑같다, 법규때문에 이렇게 한다’ 등의 이런 마지못한 해명이 아니라 (타사처럼) ‘현대차사고전문연구팀’ 부서 같은 거라도 따로 만들어 안전장치를 개발적용하는 그런 능동적인 액션을 원하는 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국감에서 ‘현대모비스 5년 간 현대차에 불량 에어백 납품’이라는 사실이 나왔다”며 “그러면서 무슨 오해와 진실이냐”고 되물었다.
▲ 현대모비스가 에어백 커버를 생산하는 협력사가 불량품을 납품한 사실을 알고도 현대·기아차에 납품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앞서, 현대차는 소통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 지난 4월 공식 블로그에 ‘현대차가 말한다-오해와 진실’ 코너를 신설했다. 현대차와 관련된 각종 논란들에 대한 해명 글을 통해 오해를 풀겠다는 의도다. 지난 8월 ‘수출용 차량에 더 좋은 에어백을 사용한다’는 오해에 대한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초 국내 영업본부 내에 국내 커뮤니케이션실을 신설하고 고객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현대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고 온라인에서 현대차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커지고, 관련 기사의 댓글은 긍정적 반응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극적 대응만이 고객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소통을 강화하는 달라진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과 점유율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이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시사포커스 / 이신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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