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캐피탈, 노조 반대로 매각 무산…청산 수순 밟나
씨티캐피탈, 노조 반대로 매각 무산…청산 수순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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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대부업 꼬리표에 승인안 부결
▲ 한국씨티은행 이사회가 최근 씨티캐피탈 노사간의 서면 합의를 조건으로 매각 승인건을 통과시켰지만, 노조에서 진행한 찬반 투표에서 해당 승인안이 부결되면서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이하 씨티캐피탈) 매각이 노조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종합금융사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인수 시도가 좌절됐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 이사회가 최근 씨티캐피탈 노사간의 서면 합의를 조건으로 매각 승인건을 통과시켰지만, 노조에서 진행한 찬반 투표에서 해당 승인안이 부결되면서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씨티캐피탈은 총자산 1조3000억여원으로 리스영업부문 업계 9위다.
 
이로써 씨티캐피탈은 청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일 이사회는 승인건을 통과시키면서 “상기 계약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 회사의 청산에 필요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부연한 바 있다.
 
또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종합금융사로의 도약을 위해 대부업 일변도의 포트폴리오로부터의 탈피를 선언하고 리딩투자증권 등과 함께 씨티캐피탈 인수에도 공을 들였지만, 결국 지난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여 만에 쓴 맛을 보게 됐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7월 경 인수 대금의 30%를 계약금으로 지불하는 SPA(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노조의 반대와 자금 조달 우려 등으로 계약 체결을 연기하기도 했다. 예상 매각가는 900억~1000억원 가량이었다.
 
노조는 그간 대부업이 주요 사업인 아프로서비스그룹으로 회사가 넘어 가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노조는 지난 5월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씨티캐피탈 인수 반대 성명을 이메일로 돌리기도 했다. 이번 투표에서도 200여명 정도로 구성된 씨티캐피탈 노조원 중 128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찬성표를 던진 노조원은 60여명 가량이다.
 
노조 측은 아프로서비스그룹으로의 피인수보다는 청산을 주장해 왔다. 노조에 따르면 씨티캐피탈의 현금화 가능 자산을 모두 현금화해 부채를 갚으면 1729억원의 현금이 남는다. 이 경우 매각가로 예상됐던 900억원을 제외한 829억원을 퇴직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간 급여 총액 160억원과 4~5년 간의 명예퇴직 비용을 감안한 수준이다.
 
한국씨티그룹 역시 청산 시나리오에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글로벌씨티그룹은 한국 등 11개국의 소매금융 부문 철수를 발표하고 올해까지 이를 정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매각을 추진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만큼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아프로서비스그룹 역시 노조 측의 반대 움직임에 탐탁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많은 직원들이 피인수시 퇴직 의사를 밝혔던 점을 감안하면 퇴직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한 씨티캐피탈을 인수할 경우 대주주인 씨티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됐다. 현재 씨티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 안정적에서 햐향검토대상으로 조정된 상태며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유일한 캐피탈사 아프로캐피탈의 신용등급은 BBB+에 불과하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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