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대우조선해양 대응 미묘한 기류
산은·수은, 대우조선해양 대응 미묘한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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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각 RG 대응 방침에 이견…실사서도 미묘한 신경전
▲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 방안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경영 정상화를 주도하고 있는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돼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부실 은폐 의혹이 불거지면서 2분기 3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 방안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경영 정상화를 주도하고 있는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돼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 결과가 이르면 이 주 내로 발표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별도로 실사를 진행해 관심이 모아졌던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신경전이 여전해 향후 진통마저 예상되는 분위기다.
 
중복 실사 논란을 야기했던 양 국책은행은 최근 선수금환급보증(RG)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사가 선주의 요청대로 선박을 건조하지 못할 때 피해액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으로, 조선사는 선박건조를 시작할 때 금융기관의 선수금환급보증이 필수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1위 해운업체 머스크라인와 11척의 컨테이너선 수주 계약을 맺고 지난 7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각각 5척과 6척의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머스크로부터 받은 선수급 선수금 930억원을 대우조선해양에 일시 지급한 것과 달리, 수출입은행은 1120억원 중 40% 가량을 지급하지 않았다. 
 
수출입은행은 신용등급이 P4 이하로 떨어지면 공정률에 따라 선수금을 지급하는 내규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업 경영이 악화될 경우 선수금이 다른 곳으로 유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을 악화시키는 조치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협력사 대금 결제나 임직원 급여 지급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국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3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또한 RG나 선박 제작 금융 등의 명목으로 총 4조원 가량의 자금을 빌려준 채권은행이다. 또한 수출입은행은 총 신용공여 규모가 12조원에 달하는 최대 채권은행이다.
 
이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실사에서부터 신경전을 이어 왔다. 산업은행은 지난 7월 삼정회계법인을 통해 실사를 시작했지만 수출입은행 역시 지난 9월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실사에 들어갔다. 처음부터 복수의 회계법인 팀을 꾸려 실사를 한 것도 아니고 실사가 진행되는 도중 수출입은행이 산업은행의 실사 보고서를 검증하겠다며 별도로 실사단을 파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지난달 말경으로 예고됐던 대우조선해양 실사 결과 발표도 늦춰지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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