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트러스트, 종합금융사 진입 장벽 어쩌나
J트러스트, 종합금융사 진입 장벽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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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 씨 논란 이어 이번엔 프로야구 진입 논란
▲ 넥센타이어와의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서울 히어로즈 구단이 차기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위해 J트러스트그룹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J트러스트그룹
인기 배우 고소영 씨의 광고 계약 번복 건으로 일본계 대부업체 전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부딪혔던 J트러스트가 이번에는 국민스포츠인 프로야구단과의 스폰서 네이밍 계약 건을 추진하다 역풍을 맞고 있다.
 
23일 야구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와의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서울 히어로즈 구단이 차기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위해 J트러스트그룹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국민스포츠인 프로야구 구단들이 삼성이나 현대차그룹, SK, 롯데 등 대기업들의 전유물이 돼 있는 상황에서, 1금융권도 아닌 J트러스트가 야구단과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는다는 사실이 국민적인 반감을 불러 오는 상황은 J트러스트그룹의 속을 다시 한 번 타들어 가게 하고 있다.
 
구단을 소유한 모기업이 따로 없는 서울 히어로즈 구단은 프로야구계에서 유일하게 그간 일정한 대가를 받고 구단명에 원하는 이름을 넣을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파는 네이밍 스폰서 방식을 취해 왔다.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된 이후 선수단을 이어받아 재창단한 초기에는 우리 히어로즈로 불렸고 현재는 넥센타이어와의 계약에 따라 넥센 히어로즈로 불린다.
 
하지만 내년 우리나라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돔으로 연고 구장을 이전하게 되면서 막대한 운영비 증가가 예상돼 히어로즈 구단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종합 금융사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J트러스트그룹과 자금 확보가 필요한 히어로즈 구단 측과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 논란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유력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J트러스트그룹은 넥센타이어가 지불해 왔던 금액의 두 배 가량을 지원키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계열 저축은행인 JT친애저축은행을 딴 명칭인 JT 히어로즈가 새 명칭으로 유력하다는 구체적인 예측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프로야구팬들의 반감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이미 J트러스트그룹 내에서도 고소영 씨의 광고 계약 번복 건으로 대부업체라는 왜곡된 낙인만 찍혔다는 자성이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팬덤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국민스포츠 프로야구에 진출하려는 시도는 더욱 큰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야구계에서 구단의 계약은 자율에 맡겨지는 것이 원칙이지만 프로야구단을 총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부터가 이례적으로 “상당히 곤혹스럽다”고 언급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 프로야구팬들의 우려와 원성은 물론이거니와 고소영 씨 사태를 계기로 J트러스트그룹에 대해 관심이 생긴 일반인들까지도 J트러스트그룹의 재시도에 비난을 가하고 있다.
 
이에 성사 여부를 떠나 업계에서는 J트러스트그룹의 성급함이 또 다른 패착을 부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현재 J트러스트그룹이 대부업을 사실상 접었다고는 하지만 대부업을 영위하던 것은 불과 1~2년 전까지의 일이다. 가뜩이나 일본계 자금의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번 논란으로 “대부업으로 번 돈으로 이미지 세탁을 하려고 한다”는 비난이 이번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프로야구계는 최근 수 년 사이 8개 구단 체제에서 10개 구단 체제로 두 개의 팀을 늘리는 과정에서 높은 진입 장벽을 실감한 바 있다. 9번째 구단인 NC 다이노스의 경우는 초기 재계 순위권에 위치한 대기업이 아니라 게임회사 NC소프트가 모기업이라는 이유로 빈축을 샀다. 10번째 구단 선정 과정에서도 KT에 석패한 부영의 위상이 타 구단에 비해 떨어진다는 시각이 팽배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선정된 기업들도 프로야구 발전 기금을 내놓거나 설비 투자와 운영 계획 등을 제시하는 등
 
이처럼 프로야구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몇 몇 기업들이 프로야구단 보유의 좁은 문을 뚫는 과정에서 고배를 마시거나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 때문에 J트러스트그룹은 “별다른 고생도 없이 날로 먹겠다는 것 아니냐”는 질타까지 한 몸에 받고 있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국민적인 반감이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J트러스트그룹은 계약의 성사 여부와 관계 없이 당분간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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