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결단 내린 CJ에 SK·LG·코오롱·효성 등 재계 총출동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경영권(50%+1주)를 7200억원 가량이 인수하기 위한 자금 조달 계획서를 산업은행에 제출, 채권단 승인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산업은행은 제출로부터 10 영업일이 되는 오는 20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박삼구 회장 측은 이미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함께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을 모두 팔아 1500억원 가량을 마련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 자금에 27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더해 금호기업이라는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하고 새 지주사가 될 이 SPC 지분을 담보로 3000억원 가량의 인수금융을 추진해 인수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거론되고 있는 백기사들은 총 10여곳 가량으로 정체가 드러난 대다수는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부사장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을 처분할 때 매입해 준 곳들이다. 박삼구 회장 부자는 블록딜로 보유 지분을 처분했는데 남은 지분을 매입해준 곳들이 LG와 SK, 코오롱, 효성,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이 꼽힌다.
이 중 LG와 SK는 박삼구 회장 측의 지분 매입에 100억~2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고, 효성과 코오롱은 지분 매입과 금호기업의 출자에 총 2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분 매입을 도와주거나 금호기업의 출자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아시아나항공이나 금호타이어와 계약으로 맺어져 있는 곳들이다. LG화학은 금호타이어에 타이어 재료를 공급하고 있고 SK에너지는 아시아나항공에 항공유를 납품한다. 현대해상·동부화재·한화손해보험 등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과 다양한 계약을 맺고 있고, 효성과 코오롱도 화학 사업이 주력 업종이다.
CJ그룹은 금호기업에 500억원 가량을 출자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박삼구 회장 측에 가장 든든한 우군이 되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금액이 총 2700억원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CJ그룹의 참여 규모는 상당한 규모다.
CJ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협업 강화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J대한통운 등 물류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이 박삼구 회장과의 친분이 두텁다는 점도 갈 길 바쁜 CJ그룹이 과감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는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출자 예정 기업들은 CJ와 효성, 코오롱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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