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정유경 투톱 체제…남매에게 주어진 과제는
정용진-정유경 투톱 체제…남매에게 주어진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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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백화점-마트 사실상 경영분리…두 사람에 안긴 숙제 주목
▲ 정유경(왼쪽) 신세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과의 경영분리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 남매에게 주어진 과제가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과의 경영분리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련 계열사는 정 사장이, 이마트는 정 부회장이 각각 담당하게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계열분리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이를 부정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두 남매에게 주어진 과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세계는 내년 면세점 사업과 이마트 적자 규모 축소라는 굵직한 숙제를 안고 있어, 남매가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3일 백화점과 마트 등 계열사 16곳 임원 85명에 대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부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지난 1996년 조선호텔 상무로 입사한 지 20년만이며, 2009년 신세계 부사장으로 임명된 후로는 6년만에 사장 자리에 앉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정 사장의 승진이 신세계그룹의 ‘3세 경영 돌입’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여기에 두 남매가 백화점과 마트 사업을 분리하고 각자 한 부분씩 지휘봉을 쥐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패션 부분을 담당해왔던 정 사장이 백화점과 관련 계열사 사업을 총괄하고, 평소 이마트 간편식 ‘피코크’ 등 먹거리에 관심이 많았던 정 부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푸드 등의 사업을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도 “정 사장이 패션사업을 이끌면서 백화점과 높은 시너지를 창출했기 때문에 장점을 강화하라는 차원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혀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세부적으로는 정 부회장이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 조선호텔, 신세계푸드, 위드미, 신세계쇼핑, 스타벅스 등을 맡고 정 사장은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인터내셔널, 신세계DF 등을 맡는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는 그룹 전략실을 강화하면서 ‘백화점 부문’을 신설, 정 사장에게 총괄을 맡겨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마트 부문’은 만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오너가 남매간 계열분리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신세계 측은 계열분리는 아니라고 일축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 신세계는 내년 면세점 사업과 자회사 적자라는 굵직한 숙제를 안고 있어, 남매가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시사포커스DB

◆동생 정유경 사장, 내년 면세점 사업에 전력
 
이번 임원인사로 신세계그룹이 ‘남매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두 사람이 짊어진 과제에 관심이 쏠린다. 백화점 경영을 맡은 정 사장의 경우 내년 서울 면세점 사업에 대해 성공적으로 첫 발을 떼게 될지 주목된다.
 
신세계는 지난달 14일 서울 시내면세점 운영 사업자로 선정됐다. 기존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던 부산 지역 면세점에 대해서는 특허를 연장했다. 서울 시내 면세점 입성에 성공한 신세계는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에 면세점을 조성, 내년 4월 오픈할 예정이다.
 
업계 안팎의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 우선 신세계는 부산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의기양양한 모습이다.
 
신세계는 “서울 본점 면세점에서 개점 첫 1년 간 매출 1조5000억원, 2020년까지 5년간 매출 10조원을 올리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이번 면세점 사업을 통해 5년간 14만명의 고용창출을 유발하고 총 7조5000억원 규모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제는 자금이다. 일반적으로 면세점 운영을 위해서는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의 특성상 물건을 직매입 해서 고객에게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면세사업을 위한 물품 구입비는 적게 책정해도 1000억원이 훌쩍 넘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신세계는 면세점을 운영하기 위해 기존 백화점을 리뉴얼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신세계는 최근까지 이마트 타운 조성 등 복합쇼핑몰 사업에 전력을 기울였다. 지금까지 알려진 투자 규모만 해도 3000억원을 웃돈다. 반면 신세계의 올해 3분기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33억원(연결)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이를 메꿀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신세계 측은 이를 부정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방안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마련이다. 신세계DF는 신세계에서 100% 출자를 통해 만든 자회사이기 때문에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오빠 정용진 부회장, 자회사 리스크 축소 숙제
 
정 부회장이 짊어진 짐은 이마트의 ‘자회사 리스크’ 축소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상하이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매장을 28개까지 늘렸다.
 
그러나 영업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치솟는 임대료 탓에 2008년 중국시장에서만 196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후 2009년 576억원, 2010년 800억원 등 적자 폭이 점차 커졌다.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이마트는 2011년 구조조정을 통해 11개 점포를 정리하고, 법인도 5개로 줄였다. 이후 2012년 613억원, 2013년 530억원으로 적자 폭을 축소했다. 지난해에도 5개 점포를 철수하는 등 꾸준히 구조조정을 실시해 현재 남아있는 점포는 8개뿐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8개 점포는 매출이 어느정도 안정된 곳으로, 계획된 추가 구조조정은 없다”며 “올해 중국 법인의 적자 규모를 전년보다 35% 이상 줄이고, 내년 적자폭도 올해 대비 60% 이상 축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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