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방침에도 주가 오히려 하락…중장기적으로는 호재

7일 두산 주가는 전날보다 1000원(1.21%) 하락한 8만1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중장기적인 자사주 소각 방침을 밝혔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은 셈이다.
두산 주가는 불과 2개월 전인 11월 초만 해도 12만원대를 오갔다. 특히 면세점 대전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1월 중순 경에는 장중 한 때 14만8000원까지 급등,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까지 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두 달여 사이에 주가가 반토막이 난 셈이다. 전날에는 장중 한 때 주가가 8만2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올해 업황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자금 조달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화가 KAI 인수전에서 철수하면서 보유 지분 매각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점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자사주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낙폭을 키웠다. 총체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두산은 계열사의 경영난 탓에 주식 가치가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보고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두산의 자사주 소각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두산그룹이 밝힌 자사주 소각 방안은 3년간 매년 5%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식이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800억원이 넘는 규모다. 두산의 자사주 비율은 전체 2127만888주의 28.16%(599만128주)로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 방안이 공개됐음에도 아직까지 시장의 반응은 냉랭한 분위기다. 이날 장 개시 초반에는 주가가 1~2% 가량 상승하기도 했지만 결국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업황이 워낙 좋지 않고 아직 자사주 소각 방안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것이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주당 가치가 제고되는 만큼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자사주 매입보다 강력한 주가 부양 수단으로 여겨지는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든 만큼 시장에서는 두산그룹이 주가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두산은 자사주 소각안을 이사회 및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실행할 예정이다. 실행시점은 추후 재공지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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