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 중금리 대출 시장 선점 선전포고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상품 ‘사이다’는 지난 5일 기준으로 출시된 지 10영업일 만에 48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품은 지난해 12월 21일 출시됐다. 첫 날 실적은 1억원에 불과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일일 실적이 2~3배 가량 뛴 끝에 지난 4일과 5일에는 나란히 10억원을 돌파했다. 이 상품의 금리는 신용도 1등급 연 6.9%에서 6등급 연 13.5%까지다.
중금리 대출은 신용대출 기준으로 금리가 10% 내외로 책정되는 대출을 의미한다. 주로 은행대출이 제한된 5~6등급의 신용등급 이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다. 시중은행들은 주로 4~5%대의 저금리 대출에 치중하고 있고 많은 저축은행들은 15%가 넘는 고금리 대출에 집중하고 있어 금융당국은 중금리 대출 시장의 강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이 두 곳이나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주요 타깃이 중금리 대출 시장으로 선정되면서 고금리 대출 시장의 위축 가능성이 높아지자 위기를 느낀 저축은행들은 저마다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SBI저축은행 뿐 아니라 J트러스트그룹 계열사인 JT친애저축은행은 직장인들을 위한 연 10%대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은 원더풀 WOW론을 내놨다. 이 상품은 최대 5000만원까지 연 12~19.9%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9월 13~19% 사이의 온라인 기반 중금리 대출 상품 ‘척척대출’을 출시했다. OK저축은행 역시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경 인터넷전문은행 두 곳이 본격적으로 출범하면 중금리 대출 시장은 더욱 뜨거운 경쟁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KB국민은행 등의 데이터를 이용해 10% 내외의 중금리 대출을 실행키로 했다. K뱅크 역시 주주사들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0만명의 고객에게 10%대의 중금리 대출을 제공한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와 금융당국의 규제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시중은행들도 호시탐탐 중금리 대출 시장을 노리고 있어 올 하반기 금융권 최대의 화두는 중금리 대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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