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SM6에 몰리는 기대와 우려
르노삼성 SM6에 몰리는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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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의 세단 SM6 3월 출시, 성공 전망 엇갈려
▲ 르노삼성이 새해 벽두 SM6를 내놓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르노삼성의 세단 출시는 2004년 SM7 이후 12년 만이다. ⓒ르노삼성
완성차 업계가 뜨거운 신차대전을 벌이던 지난해 유일하게 미동도 하지 않던 르노삼성이 새해 벽두 SM6를 내놓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다르면 르노삼성은 최근 충남 태안 한서대에서 SM6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중형 세단 SM6는 지난해 7월 르노가 유럽에서 선보인 탈리스만의 국내 버전으로 르노삼성의 세단 출시는 2004년 SM7 이후 12년 만이다.
 
르노삼성 박동훈 부사장은 SM6를 공개하면서 5만대 정도로 판매량 목표치를 잡고 한국GM이 버티고 있는 내수시장 3위 자리를 다시 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르노삼성은 이미 부산공장에서 SM6 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SM6는 국내 최초, 동급 최초, 동급 최고의 다양한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센터페시아에는 8.7인치 풀터치 디스플레이가 배치돼 태블릿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전자가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변속기 뒤의 멀티센스는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7가지의 다양한 시스템을 제어하고 조정한다. 운전자별로 6명까지 설정을 저장할 수도 있다.
 
르노삼성은 여기에 디스플레이나 커스텀 엔진 사운드, 엠비언트 라이팅 등 국산 대중차에서 보기 힘든 장비가 대거 도입됐다는 입장이다.
 
또한 숫자에서 보이듯이 SM6는 SM5와 SM7 사이의 중간 차종으로 출시되며 중형·준대형 고객을 동시에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경쟁차로 K5와 쏘나타, 말리부 같은 중형차 뿐 아니라 그랜저 같은 준대형차까지 꼽았다.
 
SM6는 2000cc·1600cc 가솔린 엔진, 1500cc 디젤 엔진, LPG차 등 총 4종류로 출시된다. 르노삼성은 SM6가 높이 1.46m, 길이 4.85m, 폭 1.87m로 차량의 전체 폭이 넓어지고 중심 낮아져 안정감을 더했으며 자동주차 시스템과 충돌 방지 제동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장치 등 편의사양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전장은 SM5(4.88m)나 현대차 쏘나타(4.85m)와 비슷하고 휠베이스(축간거리)는 2.81m로 SM7과 같다. 외형은 중형차지만 내부 공간은 준대형차 수준이다.
 
출시 예정일은 3월이고 가격은 내달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SM5가 2250만~2920만 원이고 SM7이 2922만~3819만 원이라는 점에서 SM6 가격은 이 사이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가격으로 고려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르노삼성, SM6 효과 업고 내수 3위 목표
업계에서는 지난해 한국GM이 미국에서 베스트셀링카였던 임팔라를 들여와 쏠쏠한 재미를 본 것처럼 르노삼성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내수 판매 순위에서 꼴찌로 자리잡은 르노삼성 입장에서 올해 SM6의 흥행 몰이는 매우 중요하다. 2000년 출범한 르노삼성은 2010년 내수 3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라 환율이 상승하고 신차 출시도 뜸해지면서 2011년 바로 3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2012년부터는 쌍용차와 함께 내수 4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내수 시장에서 사실상 나머지 3사의 목표는 최대치가 3위다. 르노삼성이 SM6의 선언과 함께 내수 3위를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르노삼성이 지난해 판매량 8만여 대를 유지하면서 올해 SM6를 5만여대 가량 팔 경우 최대 13만여대를 팔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8.7%의 점유율로 내수 3위를 수성한 한국GM의 지난해 판매량이 16만대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르노삼성이 내수 3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하반기 신차의 추가 투입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역시 연초 출시되는 SM6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하위권으로 전락한 현 상황을 반등하기는 어렵다.
 
▲ 자동차 동호회나 커뮤니티 등에서는 벌써부터 토션빔 논란을 포함해 각종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르노삼성
◆출시 전부터 토션빔 논란 악재
하지만 르노삼성은 SM6를 정식으로 출시하기도 되기 전에 토션빔 논란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토션빔 논란이란 르노삼성이 고급 중형차로 마케팅하고 있는 SM6에 중저급 사양인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이 적용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르노삼성은 SM6의 뒷바퀴에 주로 경차와 준중형차에 적용하는 토션빔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서스펜션이란 노면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고 타이어를 노면에 접지시켜 조향 안정성과 탑승자의 승차감을 높이는 장치다.
 
양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여 차체 흔들림이 없고 주행감이 좋은 멀티링크 방식과 달리 토션빔은 한 바퀴의 움직임이 다른 바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행 성능과 뒷자석 승차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가격이 그만큼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우선시되는 경차나 전륜 구동 준중형차 등에 쓰인다. SM3나 K3 등이 후륜 토션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적지 않은 운전자들은 중형에서 준대형까지 타깃으로 잡고 있는 SM6가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을 채택한 것을 두고 르노삼성이 원가를 절감하면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르노삼성은 이 같은 논란에 불만을 드러내며 SM6에 적용된 것은 토션빔을 뿌리로 3년에 걸쳐 개발한 AM링크 서스펜션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르노삼성은 SM6 공개 행사에서 어느 정도 논란을 예상했다며 멀티링크가 아닌 AM링크 방식을 개발해 채택한 것은 차량 가격을 낮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내 지형 특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AM링크 서스펜션은 토션빔 서스펜션이 기반이기는 하지만 AM링크라는 별도의 튜닝장치가 부착돼 토션빔 서스펜션의 단점을 보완한 부품으로 일반적인 토션빔 서스펜션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권기갑 이사는 당시 한국은 빨리 달릴 수 있는 넓은 도로와 시내의 좁은 길이 다 있어 멀티링크와 토션빔 서스펜션의 장점을 둘 다 포기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르노삼성은 르노가 AM링크 방식에 대한 특허도 출원하고 한국에서도 유사 사항을 진행중인 만큼 공식 출시 후 SM6를 직접 타 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소비자 반응, 아직은 팽팽
자동차 동호회나 커뮤니티 등에서는 벌써부터 토션빔 논란을 포함해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형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그래도 토션빔 아니냐”고 기존의 토션빔에 대한 인식을 거두지 않으면서 “토션빔보다는 나을테지만 멀티링크보다 좋을 수가 없는데 세단에 이런 걸 넣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초록은 동색’이라는 얘기다.
 
르노삼성이 가격은 물론이고 구체적인 엔진 스펙이나 연비 등까지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는 시선도 있다. 엔진 출력이 경쟁모델보다 낮아 공개를 미루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 박동훈 부사장은 공개 행사에서 토션빔 논란이 제기된 것 자체가 경쟁사의 의도가 숨어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유럽형 탈리스만이 SM6로 바뀌면서 원가가 절감된 부분들을 거론하면서 4컨트롤 등 적지 않은 사항이 삭제되거나 교체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아직 출시도 되지 않았고 공개된 부분도 제한적인 만큼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도 맞서고 있다.
 
실제 한 누리꾼은 AM링크 서스펜션이 어느 정도로 토션빔 서스펜션과 차별점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적지 않은 운전자들은 SM6의 외관에 만족을 표하면서 가격대만 너무 비싸지 않게 책정된다면 구입할 의사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원가 절감 사항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고가인 유럽형 탈리스만을 그대로 들여올 경우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예상되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SM6에 적용되는 각종 기능들에 대한 기대감도 곳곳에서 엿보이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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