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모임 “주주가치 훼손 도 넘었다”…파업 수순 노조와 연대

20일 대우증권 주가는 전날보다 320원(4.16%) 하락한 738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최근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우증권 주가는 미래에셋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난달 24일부터 17거래일 동안 4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했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일 당시 1만200원이었던 대우증권 주가는 이날까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28% 가량 급락했다.
반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별 차이가 없어 대우증권 주가 흐름과 대조된다. 당시 1만9650원이었던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다음 거래일에 10% 가까이 급등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며 2만2000원 선까지 올랐다가 하락세로 돌아선 후 이날 1500원 급락하며 다시 1만9000원으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대우증권 주가 하락폭이 30%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에셋증권 주가 하락폭은 4%도 채 되지 않아 대조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향후 대우증권 주가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부분이다. 대체적으로 전문가들은 현재 흐름이 지속될 경우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과의 합병 비율 산정 및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에 있어 소액주주들이 불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주가 흐름뿐 아니라 인수방식에 대한 우려도 이어진다. 미래에셋증권이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과도한 프리미엄을 얹어 대우증권을 인수하기 때문에 이 부담은 대우증권 주주들이 떠안아야 하고 합병비율이 근본적으로 왜곡돼 기존 주주들의 손해가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우증권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대우증권 소액주주라고 밝힌 한 주주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대우증권 주가만 떨어지고 있어 미래에셋증권으로의 피인수가 불만족스럽다”면서 “주주권익 훼손이 도를 지나친 느낌”이라고 성토했다.
실제 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찾기 모임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으로의 인수에 반발하고 매각절차 정리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 모임의 회원수는 220명 가량으로 알려졌으며 인터넷으로 받은 위임만 200만주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종각 대표는 주주명부만 확보될 경우 최소 3000만주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우증권 상장주식수는 총 3억2670만주 가량으로 이중 소액주주 비중은 42%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내달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홍성국 대우증권 대표의 해임안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액주주 모임은 함께 피인수에 반발해 온 대우증권 노조와 연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대우증권 노조는 최근 금감원에 의결권 위임 등의 등록 절차를 마치고 20일부터 주총 개최일까지 사외이사 선임 반대표 위임 신청을 받는다. 소액주주 모임은 주식 의결권을 대우증권 노조에 위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대우증권 노조는 최근 임단협 협상이 결렬된 후 총파업 투표안을 통과시켰고 중앙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에서마저 사측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했다. 소액주주라는 우군을 만난 노조는 결국 파업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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