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는 21일 여야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을 거부하고 여당 단독의 국회 선진화법 개정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정의화 국회의장을 강하게 성토했다. 새누리당은 국회법 87조에 근거해 야당을 배제하고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단독 개정작업에 들어갔지만 정 의장이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선 상황이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국회 선진화법 개정을 위해 몸부림을 해왔다”며 “다행히 지난 18일 해법을 찾고 이제 의장의 결단만 남았는데 그런데 의장이 참 섭섭하다”고 운을 뗐다.
 
서 최고위원은 “우리 당의 몸부림에 대해 하나도 고뇌하지 않는다. 굉장히 섭섭하고 자괴감을 느낀다”며 “정치지도자뿐만 아니라 국회의장도 이 시점에서 무엇이 국민을 위한 길이냐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할 땐데 하자가 없는 것을 가지고 의사일정 핑계로 법테두리 내에서 처리할 문제를 문제삼는다면 도저히 우리는 의장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연 의장은 어디서 오신 분인가”라고도 했다.
 
서 최고위원은 또 “의장이 고민하지 않는다. 법적인 하자가 없지만 국회의장이 당신 손에 이 법이 통과되도록 노력해도 때 하나 묻지 않는다”면서 “여야 대화가 없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는데 우리는 야당에 통보했지만 야당이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국회의장이 보이는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잘못된 법을 고치는데 잘못을 저지를 수 없다고 하면서 국회법에 따라서 자동으로 본회의 회부된 국회법개정안 처리하지 않을 뜻을 비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것 다 떠나 자동으로 회부된 국회법개정안 안건은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열고 그 안건에 올리는 것이 국회의장의 의무”라면서 “부탁하고 협력할 대상이 아니고 국회의장의 엄중한 책무”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걸 거부하면 국회의장 자격이 없는 것”이라면서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압박을 가했다.
 
한편 앞서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여당의 단독 본회의 개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는 여당의 개의 요구에 대해 “단독국회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면서 “국회 운영이나 절차와 관련된 사항은 해방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단독으로 처리한 적이 없다. 어떤 경우라도 여야가 합의해 가는 게 온당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