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모바일·빅데이터·해외사업 주요 키워드

26일 카드업계는 지난해 11월 금융위가 발표한 영세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방안이 시행되는 오는 31일을 앞두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오는 31일부터 평균 0.3%p, 최대 0.7%p까지 인하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카드 수수료율 인하 혜택을 보는 가맹점은 전국적으로 238만개에 달한다.
이에 카드업계는 수수료 인하가 시행되는 올해 6700억원의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4년 초 전국을 흔들었던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때보다 올해가 더 힘들다는 위기의식까지 감지된다.
또한 삼성페이를 위시한 모바일 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여기에 경기가 침체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지속적으로 카드론 등의 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수익원인 카드론 사업은 가뜩이나 올해 하반기부터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해지면서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은 잇따라 매각설에 휘말리는 곤욕을 치렀고 신한카드나 삼성카드는 희망퇴직 등으로 군살빼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올해 저마다 핵심 경영 키워드를 제시하고 위기 대응에 절치부심하는 모양새다.
특히 업계 1위 신한카드와 업계 2위 삼성카드의 진단은 나란히 모바일과 빅데이터, 해외개척으로 집약돼 양사가 올해도 펼칠 ‘왕좌의 게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한카드, 모바일·빅데이터 주력…해외 사업은 강화
업계 1위 신한카드 위성호 사장은 신년사에서 “급변하는 환경에 매 순간 신속한 결정과 과감한 실행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병귀신속’(兵貴神速)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했다. ‘병귀신속’이란 삼국지에 나온 사자성어로 군사를 지휘하는 것은 귀신같이 빨라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신한카드는 ‘금융을 혁신하다’라는 슬로건 하에 속도 경영을 의미하는 ‘비상 v2 2016년 전략방향’을 수립했다. 위성호 사장이 제시한 올해 신한카드의 키워드는 모바일 플랫폼 사업 본격화, 빅데이터 기반의 신규 수익사업 모델 다각화, 해외사업 확대다. 주로 신규 영역 개척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모바일 플랫폼 사업 본격화를 위해 신한카드는 모바일 사업부문(BU)을 신설하고 핀테크 연구개발(R&D)와 플랫폼 비즈니스를 주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위해 모바일 시장 트렌드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디지털 금융 트렌드를 선도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특히 신한카드는 400만 앱카드 고객 기반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모바일 플랫폼 얼라이언스를 확대, 비즈니스 모델을 넘는 빅데이터 기반 핀테크·공유경제 생태계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올해가 사실상 플랫폼 사업 본격화의 원년이 되는 셈이다.
또한 신한카드는 사실상 성장 동력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신수익 사업모델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 나간다. 올해 신한카드는 이를 위해 빅데이터 트렌드 연구소를 출범시키는 등 빅데이터의 활용 범위를 단순 소비패턴 분석에서 비즈니스 모델로 확대한다. 자사 여성카드 고객 이용현황을 분석, 빅데이터 트렌드 연구소에서 출시한 레이디 클래식 카드를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꼽을 수 있다.
해외 사업 개척 역시 올해 중요한 화두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해외법인을 설립하는 등 신용카드업 해외 진출에 나서기 시작했다. 위성호 사장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공 여부가 회사 생존과 연결된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진출한 신용카드업을 올해 더욱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삼성카드, 모바일 강점 극대화…해외사업 진출도 모색

매각설에 시달리기도 했던 삼성카드는 모바일을 최우선 화두로 꼽고 있다. 삼성카드 원기찬 사장은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모바일 중심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면서 “경영 전반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삼성카드는 모바일 및 온라인 카드 발급을 늘려 비용 절감을 꾀하고 이 비용으로 고객 서비스와 혜택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카드는 디지털 본부를 신설하고 핀테크 관련 트렌드 반영과 빠른 의사결정 체계 구축에 나섰다.
특히 삼성카드는 공전의 히트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페이’와의 협력을 강화해 모바일 중심의 차별화된 디지털 경쟁력 극대화에 나섰다. 삼성카드는 조만간 삼성페이에 등록해 사용하면 전월 이용 실적이 없어도 결제 금액의 0.8%를 적립해주는 삼성페이 전용카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신한카드와 마찬가지로 삼성카드도 빅데이터 활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빅데이터 마케팅 확대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던 BDA(사업데이타분석)실을 마케팅실과 통합한 것이 단적인 예다.
최근 삼성카드는 고객 비즈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소비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숫자카드의 두 번째 버전을 선보인 바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빅데이터 기반의 CLO서비스인 ‘삼성카드 LINK’를 오픈, 회원별 소비패턴 분석으로 개인별 맞춤 혜택을 제공한다. 회원이 삼성카드 추천 가맹점·혜택을 선택해 두면 해당 가맹점에서 자동으로 혜택을 받는 서비스로 최근에는 삼성페이에도 도입했다.
해외진출 역시 올해 삼성카드의 숙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처음으로 베트남 설립을 추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금융계열사도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경영에 나서라고 주문한 것에 따른 것이다.
1억명에 가까운 인구를 자랑하는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 계열사들은 이미 베트남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이에 삼성카드도 그룹 계열사들과 연계해 베트남 시장 안착을 노릴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진 바 있다.
아직까지는 별다른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올해 삼성카드는 현지 업체와의 제휴나 지분 투자 등의 방식으로 베트남을 포함한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