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루네오가구, “진짜 경영진을 찾아라” 언제까지?
보루네오가구, “진짜 경영진을 찾아라” 언제까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례적 1일 2주총 속 기존 경영진 전원 교체…법정 다툼 장기화 전망
 
▲ 보루네오가구 기존 경영진이 임시 주총에서 승리하면서 분쟁이 진정되는 듯했지만 곧바로 열린 임시 주총에서 기존 경영진이 전원 교체되는 파란이 일어나면서 갈등이 파국을 맞고 있다. ⓒ보루네오가구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왕년의 가구업계 1위 보루네오가구 기존 경영진이 임시 주총에서 승리하면서 분쟁이 진정되는 듯했지만 곧바로 열린 임시 주총에서 기존 경영진이 전원 교체되는 파란이 일어나면서 갈등이 파국을 맞고 있다.
 
28일 인천지방법원에 따르면 기존 경영진이었던 보루네오가구 송달석 전 대표 외 5인은 법원에 주주총회결의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데에 이어 임시로 대표이사 등의 지위를 부여해 달라는 요청을 한 상황이다.
 
송달석 전 대표를 보루네오가구의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안섭을 사내이사로, 안철용을 사내이사로, 민철홍을 사외이사로, 김은중을 사외이사로, 한기영을 감사로서의 임시의 지위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보루네오가구 대표이사는 보루네오가구 구매본부장 출신인 가한순 대표다.
 
보루네오 측은 이에 대해 소송대리인을 통해 법적인 절차에 따라 적극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양측을 둘러싼 소송전은 진정되기는커녕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지난 1966년 출범 이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구회사였던 보루네오가구의 정상화가 경영권 분쟁으로 더욱 요원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례적 1일 2주총…그 날 무슨 일이?
이처럼 이달 초 열린 임시 주총에서 기존 경영진과 새 경영진이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양측의 갈등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는 듯했던 기존 경영진은 뒤이은 새 경영진의 공세에 전원 교체라는 철퇴를 맞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달 초 보루네오가구는 인천시 연수구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송달석 대표 등 현 이사진 7명과 및 감사 1명의 해임과 류창희 씨 등 신규 이사진 및 감사의 선임을 놓고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지난해 7월 소액주주 10명이 임시주총 소집을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낸 데에 따른 것이다.
 
당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주주인 전용진 예림임업 회장 및 송달석 당시 대표 등 보루네오가구 기존 경영진들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시 주총에서는 기존 경영진 중 2명에 대한 해임건만 가결되고 나머지는 모두 부결됐다.
 
하지만 태왕이앤씨와 석성을 비롯한 반대 세력 측은 즉시 주총이 정당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주주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기존 경영진이 노조원 및 용역직원들로 주총장을 채워 8분 만에 끝나버렸다는 주장 등이 ‘주총 부존재’의 근거가 됐다.
 
이후 소액주주들의 요청에 의해 즉시 다시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는 이례적인 ‘1일 2주총’ 광경이 벌어졌다. 소액주주들은 오전 10시부터 1시간 이상의 절차를 거쳐 안건을 다시 처리하고 기존 경영진 전원을 교체했다. 1시간 만에 경영진이 전원 교체된 셈이다.
 
▲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지난 1966년 출범 이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구회사였던 보루네오가구의 정상화가 경영권 분쟁으로 더욱 요원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보루네오가구
◆기존 경영진 측 “첫 주총 적법 요건 갖췄다” 반발
양측은 당시 서로가 주도한 주총이 무효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결국 법원의 판단이 내려져야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용진 회장 측은 반대파 주주와 새 경영진들은 지난 2012년 보루네오가구의 경영권을 장악한 후 회사를 법정관리에 이르게 한 세력과 동일하다며 적대적 인수합병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용진 회장 측은 당시 주총에서 사전 투표에 준하는 한정 위임장을 확보해 정상적으로 주총을 진행한 것이고 뒤이은 주총에서 반대파 주주들은 부당한 방식으로 의결권을 모았다며 금감원에 이를 고발했다는 입장이다. 의결권이 부당하게 모집됐으니 반대파 주주들이 주도했던 주총 효력은 무효라는 주장이다.
 
또한 첫 번째 주총에서 검표작업이 이뤄지지 못한 것도 반대파 주주들의 방해 때문이었을 뿐 적법한 요건을 모두 갖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시 주총장에서는 주총장 점거를 위한 욕설과 몸싸움이 오갔고 경찰까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진 회장 측은 특히 반대파 주주와 새 경영진들은 2012년 ㈜에이팔레트를 통해 보루네오 지분 30% 가량을 인수, 보루네오 경영권을 확보하고 자금을 빼돌려 법정관리에까지 이르게 했던 세력과 동일한 세력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보루네오 노조 역시 과거 회사를 어려움에 빠뜨렸던 기업사냥꾼 세력의 경영권 확보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에 동조한 바 있다.
 
◆새 경영진 측 “기업사냥꾼 아냐…첫 주총은 무효”
반면 새 경영진 측 및 당시의 반대파 주주 측은 첫 번째 주총이 성립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당시 경영진이 검표도 하지 않고 주총을 서둘러 폐회했고 주총이 끝나기도 전에 인천지방법원 등기과에 등기를 접수하는 등 파행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에 따른 주총이었다는 주장이다.
 
또한 의장 선출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송달석 전 대표가 아닌 별도로 선임된 자가 주총 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루네오가구의 소액주주 지분은 80%를 상회한다. 이번에 이사회를 주도한 소액주주들의 지분만도 33%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경영진 측에 의결권을 위임했다는 한 보루네오가구 소액주주는 <시사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어쨌든 일단은 경영진 교체가 이뤄져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면서 “지리한 소송전의 결과가 하루 빨리 내려져 회사가 안정적인 기반 속에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기를 바란다”는 생각을 밝혔다.
 
한편 새 경영진 측이 기업사냥꾼 세력이라는 주장도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새로 선출된 가한순 대표는 보루네오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데 어떻게 자신이 기업사냥꾼으로 매도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새 경영진 측이 주도한 두 번째 주총은 공증변호사 입회 하에 주주 및 주식수 확인 검표 작업을 한 시간 이상 진행하고 임시 주총 의장을 선임하는 등 모든 절차에 입각해 진행한 만큼 합법적인 주총이었다는 입장이다. 당시 공증변호사는 7시간에 걸쳐 위임장을 확인하고 공증절차를 마친 뒤 오후 6시에 인접한 시각이 되서야 겨우 등기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절차에 하자가 없는 만큼 법원에서도 두 번째 주총의 효력을 인정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새 경영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 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류창희 씨가 신규 이사 안건에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류창희 씨의 보루네오 지분율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