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뿔난 셀트리온 개미들, 주식이관 확산 주목
공매도 뿔난 셀트리온 개미들, 주식이관 확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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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대차 취급 않는 증권사로 이관 움직임 가속도
▲ 셀트리온이 고질적인 공매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온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집단으로 주식이관 운동을 확산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코스닥 대장주로 꼽히는 셀트리온이 고질적인 공매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온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집단으로 주식이관 운동을 확산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소위 ‘셀트리온 공매도 사태’와 관련, KB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으로 이관된 셀트리온 주식이 300만주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셀트리온 주가는 전날보다 1100원(0.93%) 오른 11만9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이관된 물량만 3000억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주에만 KB투자증권으로 주식을 이관한 셀트리온 주주들이 600여명에 달하고 총 1100억원어치의 주식이 이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관된 증권사들의 공통점은 모두 주식 대차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매도에 가슴을 앓고 있는 셀트리온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부터 계좌이관 등의 움직임을 보여 왔지만 그간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계좌 이관에 속도가 붙고 있어 증권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셀트리온 주주들, 공매도 반감 속 행동 나서
주식 대차란 개인이 보유한 주식을 증권사에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서비스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개인은 주식 대차를 통해 유동성 수준에 따라 연 0.1~5% 수준의 이자를 받고 증권사는 이를 기관투자자에 중개해준 뒤 중개 수수료를 얻는다.
 
기관투자자들은 증권사를 통해 이 주식을 차입받아 공매도에 활용할 수 있다. 공매도란 외국인을 포함한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빌려 미리 팔고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사들여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주당 1만원에 주식을 빌려 대량으로 매도하면 매도 물량에 주가가 하락하기 마련이다. 주가가 주당 8000원으로 하락하면 주당 1만원에 팔았던 기관투자자들은 주식을 주당 8000원에 사들여 주식을 갚고 2000원의 차익을 얻는다. 전형적인 ‘돈 놓고 돈 먹기’로 이유를 알 수 없는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통상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특히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공매도 비중이 상당히 높아 대표적인 ‘공매도 피해주식’으로 분류된다. 셀트리온 공매도는 2011년부터 나타나기 시작, 2012년부터 본격화됐다.

지난달 27일 셀트리온의 공매도 비중은 20%를 돌파하는 등 20%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 2013년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공매도 세력 때문에 불필요한 회사 자금이 자사주 매입에 투입되고 있다고 호소했을 정도로 사측에서도 과도한 공매도 비중은 골칫거리다.
 
▲ 올해 들어 소위 ‘셀트리온 공매도 사태’와 관련, KB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으로 이관된 셀트리온 주식이 300만주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실효성 크지 않지만 집단행동에 주목
이에 꾸준히 셀트리온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에 대한 반감이 감지돼 왔다.

여기에 최근 일부 개인투자자가 한 증권 정보 사이트에서 만 주에 가까운 셀트리온 주식을 대차해준 사실을 인증하자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분노해 이번 사태가 촉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증권사 입장에서 주식 대차 서비스로 인한 중개 수수료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주식을 타 증권사로 이관한다고 해서 공매도 세력이 별다른 타격을 입는 것도 역시 아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집단적으로 공매도에 대한 반감 차원에서 주식 대차를 하지 않는 증권사로 주식을 이관하는 등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한 투자자는 “개인 대차를 부추기고 공매도를 하는 증권사들을 이용하지 않는 움직임이 확산되면 다른 증권사들이 대차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호텔신라까지 확산
더욱이 개인투자자들이 행동에 나서면서 셀트리온뿐 아니라 공매도 비중이 높은 다른 종목에서도 주식 이관 운동이 확산될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와 호텔신라 등이 꼽힌다.
 
SK하이닉스의 공매도 비중은 20%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텔신라의 공매도 비중 역시 20%에 가깝다. 이에 적지 않은 SK하이닉스와 호텔신라 소액주주들은 이미 주식을 이관했다는 인증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주식 대차 서비스를 취급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이관 운동의 취지가 적절치 않다는 분위기라 개인 투자자들과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주식 대차 서비스를 취급하고 있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주식이 공매도에 활용되는 것이 싫으면 주식 대차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으면 되고 결국 주식을 빌려주는 것은 주주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주식 이관 움직임이 확산되도 그다지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주범이라는 인식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매도는 기업의 실적이 좋을 경우 줄어들기 마련이고 주가 하락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적정가치보다 올라 있는 주가를 내려 거품을 제거하는 긍정적 효과도 지니고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의 반발 속에 공매도 공시제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현재 이 법안은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포함된 공매도 잔고 공시제도는 2014년 2월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이 발의했지만 이 법안은 여야간 쟁점법안으로 묶여 3년째 계류 중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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