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예능분석] 투표 종료까지 4일 남아

Mnet ‘프로듀스101’의 최종 11명을 뽑는 온라인 투표가 4일 12시간을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멤버는 온라인 투표와 생방송 문자 투표의 합산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이 온라인 투표가 말 뿐인 1인 1투표라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 온라인 투표는 Mnet 아이디, 페이스북 아이디, 트위터 아이디로 로그인한 뒤 투표할 수 있다.
그 중 트위터 아이디는 사실상 별다른 조건 없이 무한으로 만들 수 있다. 한 사람이 투표를 100번, 1000번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다중 투표를 해서는 안 되지만, 문제는 한 연습생의 팬덤이 이 다중투표를 시작하면 모든 연습생들의 팬들이 다중투표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있다는 것에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지난 3차 투표 당시 1등을 했던 전소미의 득표수가 너무 많다며 다중 투표를 의심했고, 전소미의 득표수가 다중투표로 만들어졌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음에도 타 연습생의 팬덤들이 경각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실제로 한 연습생의 팬덤이 다중투표를 시작하자, 대다수의 연습생들을 지지하는 팬들이 다중투표를 시작했다. 이는 기존에 ‘1인 1투표’를 통한 공정성 있는 선발 원칙에 어긋난다.
물론, 모든 팬들이 다중투표를 한다면 팬덤이 많은 순으로 득표가 갈릴 것이고, 다중투표를 하지 않은 것과 결과 자체는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정상적인 1인 1투표였을 때와 다중투표를 했을 때, 한 명의 연습생이라도 당락이 바뀌어 버린다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투표 결과를 공정한 투표로 인한 결과라고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탈락한 연습생들의 팬들은 결과를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실, 이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공정한 경쟁에서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면 연습생 본인도, 연습생을 응원하던 팬들도 박수쳐주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애초에 투표가 공정하지 못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면(실제 지지자 수와 관계없이 단지 계정을 많이 만든 팬덤이 승리하게 된다면),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 논란을 애초에 막기 위해서는 휴대폰이나 개인 인증이 가능한 아이디로 투표를 하게 하거나, 한 아이피 당 한 표씩만 인정하거나, 하는 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투표가 4일 남은 시점에서 시정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또한, 방식을 바꾸지 않을 명분도 있다. Mnet 측은 ‘1인 1투표’라는 것을 애초에 강조했고, 그 룰을 어긴 것은 Mnet이 아니라 투표를 하는 팬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리적으로도 득표 수 자체가 높아질수록 더 큰 화제성을 획득했다는 증거기 때문에 Mnet 측에서는 제한할 이유가 크지 않다. 또한 Mnet은 이미 MAMA나 다른 투표에서 아이돌 팬덤의 중복투표를 막은 사례가 없다. 중복투표 역시도 팬덤의 지지로 인정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프로듀스101’은 아이돌을 뽑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런 팬덤 전쟁으로 결국 귀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아직 참가자들은 아이돌이 아니고, 연습생이다. 아직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형식 안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군가의 팬덤이 아니라 그냥 방송을 보는 일반인의 지지 역시도 의미를 가져야 할 것인데, ‘다중투표’가 인정된다면 결국 그런 지지는 거의 힘을 쓸 수가 없게 된다.
또한 생방송 무대는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문자투표로 얻는 표가 당락을 가르기에는 이미 온라인 투표에서 많은 격차가 벌어져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방송의 긴장감을 떨어뜨릴 것이다. 팬덤에겐 의미 없겠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일반인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차이다. 그리고 그것은 ‘프로듀스101’의 시즌2를 기획할 Mnet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팬덤을 공약하는 것과 대다수의 대중을 공략하는 것은 기획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편, Mnet ‘프로듀스101’은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시사포커스 / 장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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