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반포주공 1단지 승리 기여한 3가지는?
현대건설, 반포주공 1단지 승리 기여한 3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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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만원 이사비 카드‧고 정주영 향수(鄕愁)‧ 탄탄한 재무구조
▲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사업 수주에 현대건설이 성공한데는 이사비 지원 중단에 따른 역풍, 고 정주영 명예회장, 탄탄한 재무구조 등 3가지 요인이 꼽힌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릴 만큼 사상 최대 금액인 총사업비 10조원, 공사비 2조6,000억원에 달하는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사업 수주에 현대건설이 성공한데는 이사비 지원 중단에 따른 역풍, 고 정주영 명예회장, 탄탄한 재무구조 등 3가지 요인이 꼽힌다.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며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지만 재건축 조합원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재건축 최초로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나서 재건축 설명회 외에도 양사 비방 홍보 선전물이 판치면서 과열 영상을 빚자 국토교통부까지 나서면서 시장 과열 자제를 요구하는 등 재건축 역사상 유례없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 등을 위한 2017년 임시총회’에서 뚜껑을 열자 2294명의 조합원 중 2194명이 투표한 결과 현대건설은 1295표, 886표를 얻은 GS건설을 제치고 ‘대어(大漁)’를 낚았다.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는 이날 시공사로 선정된 후 조합원들에게 큰절을 한 뒤 “디에이치가 표방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유일무이’”라며 “지역 안에서 비교 대상이 없는 명품 아파트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이 GS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한데는 논란의 중심이 된 가구당 이사비 7000만원 무상 지원 카드가 결정타가 됐다. 비록 당국이 나서 7000만원 이사비 무상 지원은 없는 것으로 됐지만 표심에 영향을 미쳤던 것은 사실이다.

본지는 지난 25일 현장을 찾아 한 조합원과의 인터뷰에서 “건설사에서 이사비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하는데 마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정부 방침에 따라 조합에서 이사비를 받지 않겠다고 하면서 실망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무상으로 7000만원 이사비 카드를 꺼내들자 GS건설이 ‘딴지’를 걸었던 것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것으로 ‘역풍’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조합원 입장에선 건설사가 7000만원 무상 이사비 지원에 마음을 뺏길 수밖에 없다. 반면 GS건설은 이번 수주전에서 조합원 마음을 빼앗을 만한 '달콤한 카드'가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GS건설은 반포주공 1단지 수주에 사활을 걸기 위해 인근 ‘서초 신동아’ 수주전에서도 발을 뺐을 정도로 공을 들여온 터라 이번 수주 실패가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GS건설이 3년 전부터 이곳에서 바닥을 다졌던 터라 승리는 ‘따 놓은 당상’처럼 안이하게 대응했던 게 수주 실패의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건설 승리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조합원 감수성을 자극했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은 시공사 선정 당일인 27일 고 정주영 현대건설 창업주의 영상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며 ‘건설=현대건설’, ‘국민기업’ 이미지를 심어주며 조합원의 상당수인 70대 마음을 움직인 전략이 먹혔다는 평가다. 한 도시정비사업체 관계자는 “반포주공1단지에는 현대그룹 OB 출신들도 제법 살고 있다”면서 “초반에 GS건설이 젊은 층을 공략해 승기를 잡았지만 이후 현대건설의 아낌없는 퍼주기 전략과 감성적 접근법이 먹혀든 것 같다”고 했다.

또 하나 승리 요인으로 시공능력과 탄탄한 재무구조가 GS건설보다 유리한 것도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6월 기준 부채비율은 118%로 10대 대형 건설사(2017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중 가장 낮고, 신용등급은 ‘AA―’를 받을 만큼 경영상태가 양호하다. 현대건설이 시공사 선정 당일까지 GS건설의 낮은 신용등급에 문제를 제기한 전략이 유효했다. GS건설의 신용등급은 A-로 현대건설보다 3단계나 낮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현대건설이 3조7734억원으로 GS건설 2조1510억원 보다 1조6224억원(75.43%)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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