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대화노력 원만 해결 최선”…LG, “SK 현 제안 내용 협상의지 없는 내용”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소송전에 "남(해외 배터리 제조사)만 좋은일 시키는 것, 낯 부끄럽다"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며 개입하는 꼴을 보였다. 발언의 당사자인 양사는 서둘러 입장을 발표했다.
28일 정세균 총리는 서울시 양천구 소재 한국예술인세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SK와 LG가 배터리 특허를 놓고 해외에서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정부가 직접적으로 나설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정치권에서 사기업의 소송전 등은 부당한 압력으로 비칠 수 있다는 여론이 있어 공개적인 발언은 없어왔다. 총리가 나서 과격한 표현을 쓰면서까지 합의를 종용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SK와 LG의 2차 전지 소송에 대해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식으로는 개입하지 않는게 바람직"이라는 취지의 발언과 정총리의 이날 반응은 궤를 달리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될 가능성을 남겼다.
이날 이와 관련해 정 총리는 "미국 정치권에서도 제발 좀 빨리 해결하라고 하고 있다"며 "제가 양사 최고 책임자와 연락도 해봤고 통화도 해보고 만났다. 빨리 해결하시라고 권유했는데 아직 해결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기들끼리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큰 세계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그런 상황을 빨리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말을 하는 과정에서 양사 대표에게 낯부끄럽다는 발언을 했다. 또 소송비용이 수천억원대에 달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면서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일만 시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정 총리의 우려는 국민적 바람이라고 엄중히 바라고 있다"며 "분쟁 상대방(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대화 노력을 통해 원만히 해결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 솔루션도 "현재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원만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며 "SK이노베이션 제안이 협상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인데 논의할 만한 제안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3년째 미국 ITC에 영업비밀침해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달 10일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