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야권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두고 '원팀'을 강조하며 '아름다운 단일화'를 향해 가는 모습을 보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에서 후보 한 사람을 뽑고, 당 밖에 있는 범야권 후보들도 단일화를 한 다음 (최종) 단일화를 하는 것으로 거의 뜻이 맞게 발표가 이뤄졌다"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자신감을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단일화 후보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이 제1야당인 만큼, 우리 당 후보가 당선되는 게 우리 당으로는 가장 바람직하다"면서도 "우리 당 후보로 (단일화가)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 국민의힘이 '불임정당'이라는 비판적 시각에 대해 "(제3지대 후보들이) 우리와 단일화를 하겠다는 것은, 우리가 혁신을 거듭했다는 그런 점은 어느정도 해소됐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역설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야권 단일화 스케줄 정리에 대해 매우 반갑다"며 "단일화 과정이 정리된 만큼 모두가 한 식구라는 마음으로 상호비방과 불미스러운 언행을 방지하고 아름다운 경선이 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4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3지대 단일화에 합의가 성사됨에 대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안철수 대표도 금 전 의원과 단일화에 합의한 후 기자들과 만나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동료 아니겠느냐"며 "금 후보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후보들까지 모두 포함해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정책경쟁, 비전경쟁을 통해 야권은 다르다는 것으로 국민들께 신뢰받는 게 이번 경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결정나는 다음달 4일을 목표로 하며, 2월 말까지 토론회를 거쳐 단일화 경선을 치루기로 합의했다.

그러면서도 안 대표는 "저희가 범야권 후보 단일화 예비경선 A조리그이고, 국민의힘은 예비경선 B조리그"라고 표현하며 그 이유로 "야권 후보 적합도나 경쟁력 면에서 가장 앞서가는 제가 포함된 리그가 A리그"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야권에서 계단식 경선으로라도 야권 단일화가 성사된 것은 그만큼 보궐선거 승리에 한발 다가선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그간 국민 피로도를 높였던 범야권의 후보 단일화 논란이 교통정리되는 모습을 보이며, 야권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면서 정체되었던 야권의 지지율에 변화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범여권 원로인 더불어민주당의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에서 가장 앞서 있는 사람들이 하자들이 있기에 안철수 대표가 야권 후보가 될 확률이 좀 높다고 보이지만 단일화가 그렇게 아름답게 될는지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유 전 총장은 "원래 안철수 후보는 아름다운 단일화를 별로 즐기지 않는 사람이다"며 "(안 대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했던 것은 단일화가 아니라 그냥 양보했던 것"이라며 단일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민의힘의 대표주자인 오세훈과 나경원 후보를 향해서도 "오세훈 후보는 좀 염치가 있으면 이번에 다시 나오면 안 되는 사람이고 나경원 후보는 황교안 대표와 더불어 총선을 망친 투톱이었다"면서 "지금 국민의힘으로만 국한시켜보면 양강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약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는 선진화법을 앞장서서 망가뜨린 그 이미지가 남아 있어서,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미친듯이 설쳤다"며 비판을 제기했다.

유 전 총장은 "지방선거를 집권 초에 하면 여당이 무조건 유리하지만 대통령 임기 말에 치러지는 선거는 역대로 다 망했다"며 "(이번 보궐선거는) 대통령 임기 말에 치러지는 선거인데다 명분도 없고 해서 굉장히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에 있을 대선을 생각하며,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후보를 내는 것에 대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등을 거론하며 "명분이 없다"며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혜영 기자 sisafocus01@sisafocus.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