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권 확보한 노조, 희망퇴직 신청에 고용안정 등 요구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르노그룹 본사에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경고 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품질수준은 높지만 제조원가가 높고 생산과 납기가 불안정하다는 취지의 메시지가 전달됐다.
9일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제조 및 공급총괄 임원)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임직원들에게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이 메시지에는 ▲부산공장의 높은 생산비용 ▲최고 품질·생산비용 절감·생산납기 준수·성공적 서바이벌 플랜 완수 필요성 등을 강조하는 가이드라인이 담겨있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작년 부산공장 방문시 "유럽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약속을 믿고 뉴 아라카나(XM3 수출명) 유럽 물량 부산 공장 생산을 결정했었다"고 밝혔다.
작년 1월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을 찾아 노사가 화합해 XM3 수출차량의 안정적인 공급을 당부한 바 있다. 이후 르노그룹은 같은해 9월 XM3 전량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공식으로 발표했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부산공장 제조원가 등 부산공장 경쟁력에 문제가 있고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지난 2016년과 2018년에는 전세계 19개 공장들 중 생산경쟁력에서 르노삼성 1위를 했고 지난 2017년에 2위 2019년에는 5위를 기록했지만 작년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10위건에 머물러 지난 2014년 이래 처음으로 2자리수 순위까지 하락했다. 또 공장제조원가는 전세계에서 17위에 수준이라고. 이러다 보니 르노그룹 본사차원에서 경고를 한 것.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부산공장에 XM3 생산에 있어 최고 품질, 생산비용 절감, 생산 납기 준수 등 세가지 목표 달성을 주문했다. 유럽수출을 하는 데 있어 높은 운송비 부담이 있고 공장제조원가가 유럽공장 보다 두배가까이 높아 이를 감안해 생산해야 한다는 것. 또 안정적인 생산과 납기는 임단협 마무리가 아직도 요원하고 노조가 쟁의행위 권리를 획득한 상황에 내리는 경고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아울러 르노삼성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수요대비 공급 과잉 투자환경에서 경쟁력이 향상되지 않으면 미래에 어려움을 직면한다고 밝히며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지속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끝으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우리는 경험해 보지 못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부산공장이 이행해야 하는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것이다"라는 말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2일 파업 찬반투표에서 57.5%의 찬성을 얻으며 쟁의권을 확보했다. 다만 파업 등의 쟁의행위는 실시하지 않고 설 연휴가 지나 17일이나 18일 마무리 되지 않은 임단협을 재개한다고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고용안정, 기본급 인상, 노동 강도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단 한번의 적자로 희망퇴직을 진행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완청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그룹 차원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부회장이 직접나서 경고성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는 다는 것은 사실상 노조에 보내는 강력한 경고인 셈"이라며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상황을 악화 시킬 뿐인 상황으로 위탁생산을 경영진이 르노그룹에서 받아내지 않으면 구조조정으로 슬림화를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노조 운신의 폭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만약 파업을 강행하게 되면 르노삼성차는 명분을 얻고 실리를 취하기 위해 계획을 강행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XM3는 작년 내수 3만4091대, 수출 909대가 팔렸다. 유럽수출은 작년 12월 25일 750대를 첫 선적하면서 올해 초 유럽시장에 상륙해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