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시후, 그는 소주에 ‘데이트 강간 약물’을 넣었을까?
반전을 거듭하는 카카오톡 내용, 누구 말이 맞을까?
성관계 강제성 여부에 달린 박시후와 A씨의 운명
드라마 ‘역전의 여왕’, ‘공주의 남자’에 이어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까지 흥행에 성공하고, 최근 종영한 ‘청담동 앨리스’ 역시 큰 인기를 얻어 상한가를 달리고 있던 배우 박시후가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를 한 A씨와, 서로 호감을 느끼고 마음을 나눈 것이라고 맞서는 박시후. 그들과 연루된 A씨의 지인 B씨, 박시후의 전 소속사 대표 황모씨, 그리고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K씨까지. 쏟아져 나오는 갖가지 추측과 억측 속에서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그동안 있었던 마녀사냥에 민감한 듯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며 경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홍초소주, 마약, 카카오톡 등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박시후 성폭행 사건. 박시후가 이미지 손상을 받은 것은 물론 A씨의 신상정보까지 공개돼, 앞으로 두 사람이 입을 타격과 발표될 수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홍초 소주에는 정말 마약성분이 있었을까?

평소 K씨와 안면이 있던 B씨는 자신의 지인인 A씨를 소개시켜달라는 K씨의 부탁을 받고 A씨의 연락처를건넸고 A씨와 K씨는 수시로 연락을 하며 친분을 쌓아왔다. 2월 14일 오후, K씨는 최근 가까워진 A씨를 박시후와의 술자리에 불러냈다. 박시후 역시 ‘아는 동생을 소개시켜주겠다’는 K씨의 말을 듣고 해당 장소에 나왔다.
당초 모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던 이들은 주위 시선을 의식해 룸이 있는 강남의 모 실내포차로 자리를 옮겼고 A씨는 이 주점으로 뒤늦게 합류했다. 세 사람이 모 포차에 모인 시각은 14일 오후 11시. 술이 약한 박시후와 가벼운 수술 직후였던 K씨를 고려해 홍초 소주를 주문한 이들은 기분 좋게 2병을 나눠 마셨다.
이들이 일어난 시각은 15일 새벽 1시 50분경. 박시후의 집으로 이동한 이들은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함께 내렸다. 15일 새벽 2시 10~20분 사이 박시후의 집에 도착한 세 사람은 잠이 들었다.
A씨가 박시후의 집을 나선 시각은 15일 오후 3시로 박시후 집 앞 CCTV에 포착됐다. K씨는 그보다 앞선 오후 1시경에 박시후의 집을 나왔다. 이후 A씨는 K씨와 카톡으로 문자 대화를 나눴고, 전날 벌어진 일에 대해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박시후의 집을 나온 뒤 지인 B씨와 카톡으로 의견을 교환한 A씨는 15일 경찰에 “강간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를 했다. 경찰의 안내로 원스톱지원센터를 방문한 A씨는 인근 산부인과에서 기본적인 검사와 혈액·소변 채취를 하고 고소장을 제출했다.
셋이서 마신 홍초소주의 양은 불과 2병. 하지만 A씨는 박시후의 집으로 가는 도중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만취 상태였다고 한다. 이러한 점을 토대로 경찰은 고소인 A씨의 머리카락·혈액·소변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성분감정을 의뢰했다. 이에 박시후 측은 주점 CCTV를 제시하며 A씨가 어렵지 않게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이 찍혔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주점을 나서고 10~20분 정도 후 ‘만취’한 A씨를 K씨가 등에 업고 박시후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박시후 자택 지하주차장 CCTV에 포착돼 다시금 마약이나 수면제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홍초소주 2병을 나눠 마셨는데 내가 취할 리가 없어요”라며 “자고 일어나보니 성폭행당한 사실을 확인 했어요” 라고 진술한 바 있어 마약 등의 약물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졌다.
국과수 조사 결과, 음성으로 약물 성분은 나오지 않았고 박시후의 DNA만 검출됐다. 하지만 A씨 측은 “최근 나온 데이트 강간 약물의 경우 24시간이 지나면 검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피해자가 평소 주량이 굉장히 셌다는 점과 갑작스럽게 정신을 잃었다는 점 등을 미뤄볼 때 약품 투약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점에서 나와 박시후 집으로 이동하기 위해 따뜻한 차에 탈 경우에 취기가 갑자기 올라올 수 있는 점도 배제할 수 없어 양측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A씨의 꽃뱀설? 카카오톡에게 물어봐~”

이번 사건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카카오톡’의 대화내용이다. A씨는 K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해 성폭행을 당했음을 밝히려 했다. 이에 박시후 측은 추측과 루머를 방지하고자 가감 없이 진짜 전문을 공개했다.
A씨 측이 공개한 카카오톡 문자 내용을 살펴보면 A씨는 K씨에게 “내가 더 놀란건 내가 왜 박시후 그 오빠랑 침대에 있었냐는거 ㅜㅜ”, “에잇!! ㅜㅜㅜ 아아 예상 밖의 일이라 진짜 ㅋㅋ... 휴” 등의 문자메시지로 보아 당시 술에 취해 정신을 잃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K씨가 보낸 메시지 중에는 그간 박시후가 취할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오빠도 어제 그렇게 마실 줄은 몰랐다”라는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박시후 측이 공개한 카카오톡 전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고소 시점 이후 주고받은 내용이다. 박시후 측은 “고소인 A씨가 박시후를 고소한 시점인 15일 밤 11시가 지나자 갑자기 속이 메스껍다며 임신을 걱정했다”면서 “성관계를 한지 하루도 되지 않아 갑자기 임신을 운운한다는 것은 상식에 반하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A씨가 꽃뱀이라는 루머는 지난 6일 박시후 측이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JTBC가 지난 9일 A씨가 과거에 성관계를 가진 남성에게도 “임신한 것 같다”, “책임져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하면서 꽃뱀설이 확산됐었다.
이에 대해 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수정 변호사는 “A씨가 꽃뱀이라는 오해를 받는 것은 아마 ‘임신은 아니겠지’라는 카카오톡 문자 때문인 것 같다”며 “문자를 보냈을 당시 A씨는 동행한 서부경찰서 경찰과 함께 마포경찰서 원스톱센터에서 막 조사를 마치고 나오던 중이었다. A씨는 증거 확보 차원에서 K씨와 계속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고 대화를 이어가며 그 내용을 경찰에게 보여줬다. ‘임신은 아니겠지’라는 내용도 경찰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도 별 내용이 없다고 생각해 그냥 무시했던 사안”이라면서 “경찰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보낸 문자인데 어떻게 협박이 될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 가운데 A씨와 지인 B씨의 카카오톡 내용이 공개돼 큰 파장을 몰고 왔다. B씨는 “이번 건은 큰 건이기 때문에 합의금으로 10억 원을 요구해라. 이번 기회에 돈을 확실히 받든지 박시후를 추락시키든지 해라”라는 내용의 카카오톡을 보냈고, 이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대한 피해자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연기력을 발휘 하겠다”고 말했다. 박시후가 사건 직후 1억 원을 제안하며 합의를 시도했었지만 A씨 측이 너무 높은 금액을 요구해 무산됐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당시 그 발언이 박시후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알려졌지만 A씨와 B씨가 나눈 이야기를 보면 철저하게 공모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B씨가 A씨를 위로하는 문자였다고 부인했지만, 위로하는 내용으로 그런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거짓말탐지기! 사건의 진실을 말해줘!
지난 13일 사건의 중심에 있는 A씨, 동석자 K씨, 그리고 박시후 세 사람이 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삼자대면을 하고 거짓말탐지기 조사 및 대질심문을 받았다. 조사 결과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22일 한 온라인 매체에 의해 ‘박시후가 진술한 모든 항목에서 ’거짓말 반응‘이 나왔다’는 검사결과 내용이 보도돼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이에 대해 박시후 측은 “최초 관련 보도를 한 기자에게 정정 보도를 요청했지만, 해당 기자는 ‘분명히 서부경찰서로부터 취재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실기사에 대한 정정 불가원칙’으로 반박하고 있어 당사자(이하 ‘박시후’)와 저희 변호인 모두 답답하기만 하다”고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아니면 말고’식의 보도와 해당 보도를 인용하는 매체들로 인해 추후 오보로 밝혀져도 그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피해자의 몫으로 남게 된다”며 “이에 처음 위와 같은 내용들을 보도한 두 곳 매체의 추측성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신청 등 법적인 수단을 강구했으며, 후속 보도를 한 매체들에 대해서도 시정을 촉구할 방침이다”라고 이번 보도에 대해 그냥 넘어가지는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박시후, 전 소속사 대표와 무슨 일이 있었나?
박시후가 성폭행 혐의로 피소됨과 동시에 관심을 받았던 배후설, 음모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시후 전 소속사 이야기엔터테인먼트 대표 황모씨가 A씨의 지인 B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입수했다는 내용이 모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이 매체는 B씨와 박시후 전 소속사 대표가 모종의 합의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B씨가 A씨에게 “박씨의 전 소속사와 어떻게 조질지 짜고 있어 기다려”, “박시후가 무릎 꿇고 빌거니까 일단 경찰서 가”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또 “전 소속사 대표가 박시후에게 배신당해 화가 나 있다”면서 “박시후가 회사 대표를 엊그제 배신하고 나가서 대표랑 같이 손잡고 조질거야”라는 등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들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지난 4일 박시후는 자신을 고소한 A씨를 맞고소한 데 이어 B씨는 물론 전 대표까지 고소했다. 박시후 측은 “사건과 관련된 결정적 자료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소속사 대표는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박시후씨를 물심양면 도와 왔으나, 갖가지 억측과 허위로 유포된 루머로 인해 박시후씨 측의 오해가 커지고 고소까지 이어지게 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당사는 향후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백을 증명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상황과 속속 공개되고 있는 자료에 대해 경찰은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대화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번 사건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시후, 이대로 추락하나?
만약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박시후의 강제성이 입증되지 못한다면 ‘무혐의’로 처리된다. 이 경우 박시후는 A씨를 상대로 무고로 맞고소할 수 있으며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할 수 있다. 반대로 박시후가 술에 취한 여성을 항거 불능 상태에서 강간했다는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이에 대한 형사처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성범죄를 강하게 처벌하는 추세라 징역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과가 없다는 점은 감안했을 때 형량이 가감되거나 집행유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박시후는 박시후대로, A씨는 A씨대로 이번 사건을 통해 잃은 것이 너무도 많다. 박시후가 무혐의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박시후 강간 사건’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심하면 방송활동을 접어야 할 상황이 닥치게 될지도 모른다. A씨 역시 신상정보가 무분별하게 공개돼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발표될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이 두사람 아니어도 아주만약에 작정한다면 아 이건 벗어날수없구나 란생각에 몸서리쳐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