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경영능력 ‘잡음’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경영능력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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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실적부진·고배당 등에 쓴소리 나온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의 경영능력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대신증권의 계속된 실적부진이 이 회장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이전에는 고배당으로 우려를 낳더니, 최근에는 조직개편으로 인한 잡음에 휩싸였다. 실적부진 속 일어난 일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물론 주기적으로 조직개편이 이뤄지는 증권업계 특성 상 “실적부진과의 연관은 확대해석”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대신증권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는 이때 ‘조직 슬림화’는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실적부진이 해결돼야 대신증권의 억울함(?)도 풀릴 터. 위기에 빠진 대신증권을 이 회장은 어떻게 구할까.

 

본부부서 통·폐합 등 조직개편…일각선 “실적악화 때문?”
대신증권 “수익악화 따른 조치와 무관, 효율성 제고 위해”

증권사들의 지난해 3분기(2012년 10월~12월) 실적악화가 극심해졌다. 증시침체로 거래대금이 감소한 탓이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한 곳도 속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68.2%, 순이익은 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도 이 기간 동안 132억원 영업손실과 102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169.1%, 167.5% 감소한 수치였다. 이런 가운데 대신증권의 조직개편 소식이 들려왔다.

부서 통·폐합, 넘길 일 아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바로 4사업단 13본부 3센터 6지역본부에서 4사업단 12본부 2센터 3담당 6지역본부로 탈태다. 대대적인 조직개편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다소 슬림화된 것이 보인다.

부서도 52개에서 42개로 대폭 감소됐다. 구체적인 변화는 다음과 같다. 부서를 팀으로 강등하고, 부서 간 통·폐합을 단행하면서 조직규모를 줄여나갔다. 대신증권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의 M&A-PE부, 시스템트레이딩부, 기업분석부를 팀(M&A-PE팀, 시스템트레이딩팀, 기업분석팀)으로 내렸다.

또한 인재전략부와 인재지원부는 인사부로, 경영관리부와 전략기획실은 전략기획실로, 국제영업부와 글로벌사업부는 글로벌영업부로, 퇴직연급1·2부와 퇴직연금운영부는 퇴직연금사업부로, 금융주치의전략부와 고객니즈개발부는 금융주치의전략부로, IT비즈니스개발부와 IT솔루션개발부·IT서비스운영부를 IT개발부로 만드는 등 부서를 단일화했다.

신설한 부서도 있기는 했다. 기업금융1·2부와 IPO부는 Coverage1부와 Coverage2부가 됐고, 고객자산운용부와 IT전략사업추진부가 새로 생겨났다. 전반적으로는 조직이 군살을 제거했다는 데 중점을 둬야하는 개편이었다. 여기에 본사직원 30명이 영업지점에 배치됐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부서 통·폐합과 직원전출이 함께 이뤄지자 업계에서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이번 조직개편은 실적부진으로 인한 조치”라는 시각이다. 물론 주기적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증권업계 특성 상 “실적부진과 이번 대신증권의 조직개편을 연관 짓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도 있으나, 실적부진 속 부서 통·폐합과 인사전출은 의미심장하다는 지적이다.

언급했듯 증시침체로 인해 대신증권의 상황 또한 좋지 않다. 통상적으로 조직이 슬림화되는 시점은 비용절감이 필요할 때, 즉 회사의 사정이 좋지 않을 때다. 그러다보니 대규모 인력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확실한 수입원이 없는 상태에서 실적부진이 계속되면 인력구조조정을 통한 ‘허리띠 졸라매기’가 방안으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효율성 제고를 위해 기존 부서들 중 업무가 겹치는 부서를 합친 것일 뿐이다. 전과 크게 달라지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영업지점 발령도 매년 그 정도는 있어왔다”며 “인력구조조정 계획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약한 경영권, 고배당으로 불식?

실적부진에 놓이자 이와 연관해 이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쓴 소리도 나오는 듯하다. 먼저 실적부진 속에서도 고배당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운영구조가 지적된다. 대신증권은 개인오너 증권사지만 소액주주 비율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실적부진 상황에서도 이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공시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이 회장의 장남 양홍석 부사장 6.66%, 이어룡 회장 1.41%, 이 회장의 장녀 양정연 대신증권 도쿄사무소 부소장 1.03%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9.84%에 불과했다. 반면 소액주주비율은 70%를 상회해 압도적이었다. 경영권이 취약하다보니 대신증권 입장으로서는 소액주주들이 우호적인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대신증권이 내놓은 당근은 ‘고배당’. 시장에서도 대신증권은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힌다. 실제 지난 3년간 대신증권의 현금배당수익률은 보통주 5.9%→4.8%→5.26%, 우선주 9.8%→7.7%→8.81%로 변해왔다. 상당히 높은 수치였다. 이번에는 증시침체로 대부분의 증권사가 실적악화를 겪으면서 배당금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신증권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증권주 중 대신증권의 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주 중 대신증권의 추정 현금배당수익률이 2.0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투자증권(1.56%),미래에셋증권(1.53%),삼성증권(1.52%), 대우증권(1.36%) 순이었는데 대신증권과 차이가 컸다. 우선주도 대신증권이 도드라졌다. 대신증권2우B는 10.07%, 대신증권우는 9.20%로 한국금융지주우(6.28%), 삼성화재우(5.78%), 대우증권우(3.88%)보다 훨씬 높았다.

▲ 이어룡 회장 / 사진출처 : 대신증권 홈페이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현금배당수익률이 타사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무리한 배당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경영권을 경영능력보다는 고배당을 통해 보존(?)하려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제기된 각종 논란도 이 회장의 경영능력 의구심에 불을 붙이는 근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신증권은 영업전략을 브로커리지 위주에서 자산관리로 전환했다. 이때 자산관리영업을 위해 대신증권이 지출한 인테리어 비용이 지점 당 2~3억원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어려운 상황에 잘못된 비용지출이라는 지적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수익다각화도 추진했다. 일본 오사카증권과 제휴해 일본사업 확대에 나섰고 대신저축은행 지점을 신규오픈하고, 투자자문사인 한국창의투자자문의 지분을 100% 인수해 운용업 강화에도 나섰다. 증권·은행·운용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였지만, “증시침체 상황에서 무리한 외형확장이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대신증권 경영진에 대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능력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적부진 속 또다시 불거지는 이 회장의 경영능력 논란. 위기를 타파해야 지긋지긋한 꼬리표도 잘라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내놓을 해결책이 무엇일까.

대신증권 관계자는 ‘위기타파를 위한 대신증권만의 전략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추진하기 보다는 업계 상황을 보고난 뒤 결정해야 될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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