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지분매각, "시기도 참…"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지분매각, "시기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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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파문 직전 지분 13차례 걸쳐 매각, 72억원 현금화한 이유 '관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캡처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분을 매각한 사실이 알려졌다. 공시에 따르면, 홍 회장은 4월 18일부터 5월 3일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보유주식 6583주를 장내 매각했다. 가격은 107만원에서 114만원 수준이었다. 평균값인 110만원을 적용할 때 홍 회장이 이번 지분매각으로 현금화한 금액은 약 72억원. 8일 현재 남양유업 주가(100만3000원)와 비교하면 시세차익은 6억원을 웃돈다.

많은 지분을 내다판 것은 아니었으나 시기가 문제였다. 욕설파문 직전 지분매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남양유업피해자협의회는 4월 2일 홍 회장 등 남양유업 관계자 10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일각에서는 “홍 회장이 소송으로 인한 주가하락을 예상하고 먼저 보유지분을 내다판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는 중이다. 만약 홍 회장이 고의로 주식을 처분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이 될 수 있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5월 2일 이뤄졌고, 문제가 된 녹취파일은 3일 공개됐다. 홍 회장의 마지막 지분 매매일은 3일이었다. 더욱이 홍 회장은 2009년 6월 이후 4년만에 지분을 내다팔았다. 당시 홍 회장은 고 홍두영 명예회장으로부터 5만4907주를 증여받고 주식 1만4100주를 증여세로 물납했다. 이번 욕설파문과 홍 회장의 지분매도 타이밍을 결부 짓는 시각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당분간 남양유업의 시련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불매운동이 조직적인 성격을 변해가고 있다. 국내 3대 편의점인 CU·GS25·세븐일레븐 점주들로 이뤄진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이하 전편협)는 8일 성명을 내고 판매중단을 선언했다. 회원수가 1만5000여명에 달해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편협은 “남양유업이 대리점주 모두에게 사죄하고 불공정한 관행을 즉각 중단 개선할 것을 요구하며 이번 사태가 유연하게 해결될 때까지 판매중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을의 입장으로서 심정을 공감한다”는 이유였다. 편의점 매출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점주들은 “대체상품이 충분해 문제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남양유업의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한 조사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8일 공정위는 “남양유업 사안을 신중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1050개 전 대리점으로 조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1월과 4월 협의회로부터 신고를 받고 남양유업의 불공정거래 의혹을 조사해왔다.

욕설파문을 낳았던 녹취파일이 공개된 지도 6일째다. 남양유업은 즉각 사과문을 올리며 수습하려했지만 사태는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녹취파일(떡값 의혹)이 추가 공개되고, 오너의 지분매각 소식, 편의점주들의 불매운동 선언까지 겹치면서 남양유업 시가총액도 약 1조원 증발했다. 이번 사태는 어떻게 매듭지어질까. 남양유업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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