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최家네, 체면 구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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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피어 지분매각…알란텀·엑스메텍 자금지원

영풍그룹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발을 들인 분야에서 줄줄이 고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초 모바일 앱 사업진출을 위해 설립했던 드림피어는 불과 1년도 안 돼 사업철수를 선언했고 자동차 매연저감장치 개발업체 알란텀은 재무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거듭 실시해왔다. 비철금속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체인 엑스메텍은 급격한 실적악화로 올해 자금대여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세 곳은 최씨일가 영향력이 큰 것으로 분류되는 계열사들이다. 특히 알란텀과 엑스메텍은 최씨일가가 직접 자금지원을 해주기도 했다.

▲ 고려아연 최창근 회장(사진)이 대표이사인 서린정보기술이 지난달 29일 드림피어 보유지분 전량을 파트너인 엔플러스에 넘기며 모바일앱 사업에서 철수했다. ⓒ뉴시스

10개월만에 접은 모바일앱 사업…투자금 3/4 날려
최씨일가 영향력 큰 알란텀·엑스메텍도 사정 나빠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그룹 계열사인 서린정보기술은 지난달 29일 보유 중인 드림피어 지분 70%를 사업파트너인 엔플러스에 넘겼다. 매각대금은 8806만원(주당 6290원)이다. 드림피어는 올해 1월 서린정보기술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업진출을 위해 엔플러스와 70대30 합자로 설립한 회사였다. 서린정보기술은 이 과정에서 3억7000만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앱 출시이후 대대적인 홍보를 실시했음에도 수익이 기대만큼 나지 않으면서 10개월만에 사업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서린정보기술이 고려아연 최창근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계열사라는 점을 주목했다. 영풍그룹은 공동창업주인 고 장병희 회장과 고 최기호 회장부터 동업관계를 이어온 곳이다.

서린정보기술의 경우에는 영풍 장영진 회장과 두 아들 세준·세환씨가 11.11%씩 총 33.33% 지분을, 고려아연과 고려아연 최창근 회장이 33.34%, 3.67%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분은 장씨일가가 앞서지만 경영은 최씨일가 영향력이 크다. 최창근 회장이 서린정보기술 대표이사를, 고려아연 이의륭 사장과 노상욱 이사가 각각 서린정보기술 사내이사와 감사를 겸직하고 있다. 이의륭 사장과 노상욱 이사는 최창영 명예회장(고 최기호 회장 차남)이 이끄는 알란텀의 사내이사와 감사를 맡기도 했었다. 모바일앱 사업철수가 최씨일가 실패사례로 언급되는 이유다.

알란텀과 엑스메텍도

영풍그룹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설립한 회사는 드림피어 외에도 또 있다. 자동차 매연저감장치 개발업체인 알란텀과 비철금속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체인 엑스메텍이 대표적이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는 드림피어(서린정보기술)와 마찬가지로 최씨일가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분류되는 데다 실적악화를 겪고 있다. 특히 알란텀과 엑스메텍은 장씨일가보다 최씨일가 보유지분이 높으며 최씨일가로부터 직접 자금지원을 받은 회사이기도 하다.

먼저 알란텀은 고려아연 최창영 명예회장과 아들 최내현씨가 대표이사다. 최근에는 재무개선을 위해 무상감자(8월) 후 유상증자(10월)를 실시했다. 유상증자는 300억원 규모로 진행됐는데 최창영 명예회장 부자가 투입한 돈은 250억원에 달했다. 그 결과 최창영 회장 부자의 알란텀 합산지분도 39.85%에서 55.82%로 늘어났다. 설립년도인 2008년 합산지분이 1%에도 못 미쳤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증가율이다. 이는 알란텀이 재무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할 때마다 최창영 회장 부자가 적극 참여해온 결과다.

알란텀은 설립이후 줄곧 적자였다. 특히 지난 2년(2011~2012년)간 매출은 119억원에서 54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손실은 155억원에서 206억원으로 늘었다. 당기순손실도 156억원에서 207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결손금은 331억원에서 522억원으로 불었다. 최창영 회장 부자의 자금지원이 본격화된 때도 이쯤이다.

알란텀은 2010년 12월 유상증자(200억원 규모)를 시작으로, 2011년 3월(50억원), 2011년 11월(100억원), 2012년 2월(100억원), 2012년 5월(10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그때마다 최창영 회장 부자가 적극 나섰다. 이번까지 최창영 회장 부자가 유상증자를 통해 알란텀에 투입한 돈은 740억원 가량이다. 자금대여도 동반했다. 지난해 10월 최창영 회장 부자는 알란텀에 100억원(50억원씩, 이자율 6.9%)을 빌려줬고 올해 2월과 3월에도 50억원(이자율 6.9%)씩 100억원을 대여해줬다.

엑스메텍 사정도 썩 좋진 않다. 엑스메텍은 최창영 명예회장이 공동대표로 경영을 이끌고 최내현씨가 올초부터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회사다. 최창영 회장의 세 자녀가 지분 56%를 보유 중이며 2009년 설립됐다. 2010~2011년에는 계열사 일감지원에 힘입어 흑자(순이익 16억원→31억원)를 냈으나 장형진 회장 일가가 보유지분 전량을 매도한 이후인 지난해 실적이 추락했다. 지난해 엑스메텍은 매출 67억원(2011년 355억원), 순손실 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계열사 일감규모가 94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급감하면서다.

엑스메텍은 지난 7월 운영자금으로 쓰일 10억원(차입기간 1년·이자율 6.9%)을 최창영 회장으로부터 빌렸다. 최창영 회장이 엑스메텍에 자금대여를 한 것은 2010년 4월 15억원(만기 1년·이자율 8.5%) 이후 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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