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마이스터, 오토리코 지원…만도도 부담
‘만도→한라마이스터→한라’ 지원흐름 회자
‘한라그룹의 잘나가는 아들’ 만도의 부담이 다시 한 번 가중되는 모양새다. 최근 한라마이스터는 오토리코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백억원대 자금지원을 해줬다. 이와 관련 만도의 부담이 결부되는 이유는 만도가 한라마이스터의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여서다. 한라마이스터는 지난 4월에도 한라에 대한 수천억원대 자금지원을 한 바 있다. 당시 만도는 이에 상응하는 자금을 한라마이스터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졌다. 지분구도에 따라 한라마이스터의 계열사 지원이 만도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해 관심이 모아진다.
마이스터 계열사 지원
만도에겐 부담으로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라그룹 자동차부품업체인 오토리코는 운영 및 시설자금 마련을 위해 162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신주발행가는 주당 2만5000원(액면가 5000원)이며 신주배정기준일은 오는 26일이다. 주주배정 방식인 만큼 자금전액은 지분 100%를 소유한 한라마이스터가 댔다.
오토리코는 올해 9월말 한라마이스터의 자동차부품 사업부문이 분리돼 설립된 회사다. 이 과정에서 한라마이스터는 오토리코에 설립자본금 30억원과 148억원 상당의 자산을 넘겨줬다. 이번 유증까지 지난 몇 달간 오토리코에 대한 한라마이스터의 지원규모는 약 34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만도가 한라마이스터의 100% 주주라는 점에서 이로 인한 만도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라마이스터는 한라(구 한라건설)에 대한 잇단 자금지원으로 만도의 부담을 키운 전적이 있다. 그때마다 만도는 직접 지원부담을 졌다. 올해 4월 한라는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원은 만도가 한라마이스터에 3786억원을, 한라마이스터가 한라에 3385억원을 출자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지난해에도 한라마이스터는 만도에 200억원을 투입한 뒤 만도로부터 600억원을 지원받았었다.
이로 인해 만도의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2011~2012년 만도의 매출은 4조5601억원에서 5조593억원으로 늘었지만 순이익은 2251억원에서 1621억원으로 감소했다. 부채비율도 143%에서 157%로 증가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와 관련 “만도는 한라 유상증자에 참여할 자금을 차입금으로 조달해 이자비용 상승을 발생시켰다”며 “만도의 순이익이 감소하고 부채비율이 증가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저해됐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만도는 편법지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6월 만도와 정몽원 회장 등 만도 경영진을 상법 신용공여금지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한라그룹은 한라→만도→한라마이스터→한라의 순환출자 구조”라며 “이러한 형태의 유상증자(한라마이스터→한라, 만도→한라마이스터)는 공정거래법의 상호출자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개혁연대는 “만도가 모회사인 한라를 지원하기 위해 자회사인 한라마이스터를 유상증자에 참여시키는 것은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요건에 해당한다”며 “그러자 만도는 한라마이스터를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 상법 규정을 회피하려고 했다. 법적 미비점을 악용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한라마이스터는 지난 5월 유한회사로 전환되면서 외부감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블록딜 소식…주가 타격
만도는 한라가 지난 16일 만도 보유주식 52만9000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결정했다는 공시를 낸 뒤 주가하락을 겪었다. 물량출회 우려 탓이다. 이는 한라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로 지난 4월 한라가 내놓은 자구안에 따른 결정이었다. 규모만 687억7000만원에 달한다.
17일 종가기준 만도 주가는 13만1000원이었는데 이는 전일보다 2.60%(3500원) 떨어진 수치다. 만도는 앞서 4월에도 한라에 대한 지원여파로 주가가 7만3800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후 자사주 소각과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등 노력을 통해 주가를 부양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