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이 당 안팎의 거센 역풍을 뻔히 예상하고 있으면서도 6.4지방선거 광주광역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략공천 후보는 안철수 공동대표 측근 인사인 윤장현 후보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를 앞세워 온 안철수 공동대표의 지분 챙기기-측근 챙기기 비판도 불가피하게 됐다. 나아가서는 새정치민주연합 당 전체가 휘청거릴 가능성도 크다. 광주는 민주당의 어머니와 같은 지역임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민심에 어디에 있는지 살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13일 광주지역 현역 국회의원 5명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장현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도 있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윤장현 후보 전략공천설이 파다하게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 당에서는 전략공천이 사전에 논의된 바 없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었다. 그런데 불과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전략공천을 확정했다니, 국민 우롱 논란까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게다가, 윤장현 후보는 이 같은 논란 속에서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략공천을 바라지 않는다”며 “당당히 경선에 임하겠다”고 공개 선언하기까지 했었다. 당사자가 경선을 치르겠다고 하는데도 새정치민주연합은 굳이 윤장현 후보 전략공천을 확정해버리고 만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광온 대변인은 2일 밤, 이날 오후 열린 최고위원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당헌 101조 3항에 의해서 광주광역시 광역단체장 선거구를 전략선거구로 선정하고, 후보자로 윤장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안철수-김한길 두 대표는 오늘 저녁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과 협의한 끝에 윤장현 후보를 광주광역시 시장선거 후보로 결정했다”며 “윤장현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확장성에 기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추구하는 가치에 가장 부합한 인물이며, 광주의 박원순 시장이 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당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장현 후보는 의사로서 광주의 시민사회 운동에 헌신해 왔고, 새로운 정치를 위한 힘든 길을 개척해 왔다”며 “진정성 있고, 시민과 함께하는 인물을 키워내야 한다는 광주시민의 바람에 가장 부합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윤장현 후보가 세가 없는 줄 알지만 광주시민과 광주정신을 믿기 때문에 어려운 선택이 될 줄 알면서도 광주의 변화를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이라며 “새로운 광주를 만들기 위한 길에 광주시민께서 함께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여 말했다.
한편, 당 지도부의 이 같은 결정에 강운태 현 광주광역시장과 이용섭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