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리 테러 배후 주장 AQAP, “테러와 비극 많아질 것”
샤를리 테러 배후 주장 AQAP, “테러와 비극 많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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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프랑스 “AQAP가 샤를리 엡도 테러 배후?…증거 없다”
▲ 예멘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고위 간부 알 안시가 14일(현지시각) 프랑스의 시사풍자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무실 테러 공격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나 그 진위 여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출처=CBS 이브닝뉴스화면 캡처

‘예언자 무하마드를 위한 복수-축복 받은 파리 전투에 대한 메시지’

예멘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고위 간부가 14일(현지시각) 프랑스의 시사풍자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무실 테러 공격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AQAP의 셰이크 나스리 빈알리 알 안시는 ‘예언자에 대한 복수: 축복 받은 파리 전투에 대한 메시지’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자신들이 공격목표를 정하고 테러 계획을 세우고 자금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알 안시는 샤를리 엡도 테러리스트들인 쿠아치 형제를 “이슬람의 영웅들”이라고 칭했고 12명을 살해한 이번 공격은 이슬람과 예언자 무하마드를 자주 불경스럽게 묘사한 데 대한 복수라고 말했다.

AQAP의 성명서를 자주 발표하기도 한 알 안시는 샤를리 엡도 테러가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명령에 따라 이뤄졌다고 말했다.

알 안시는 또한 급진적인 예멘계 미국인 안와르 알 아울라키(Anwar al-Awlaki)가 샤를리 엡도 테러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알 아울라키는 2011년 9월 예멘에서 미국의 무인기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이번 샤를리 엡도 공격은 수년 동안의 준비를 거쳤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알 안시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알 안시의 주장이 사실이 되려면 몇 가지 의혹이 풀려야 한다. 이 11분짜리 동영상에 대해 샤를리 엡도 테러가 아울라키에 의해 2011년부터 추진됐다는 주장에 관해 물증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쿠아치 형제가 아울라키와 함께 있는 사진 자료 등이 증거로 제시되지 않았다고 ‘예멘온라인’이 15일 평가했다.

미, 프랑스 “AQAP 샤를리 엡도 테러 배후?…증거 없다”

그러나 프랑스의 정보기관의 고위 간부는 에이피(AP)통신에 AQAP의 주장은 “기회주의적”이라며 AQAP는 이번 테러를 지휘했다기보다는 영감 정도는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기관도 AQAP가 샤를리 엡도 테러를 지휘했다는 아무 증거가 없으며 미리 이에 대해 알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알 안시는 이 동영상에서 샤를리 엡도 테러 이후 경찰 1명과 프랑스계 유대인 4명을 공격·살해한 아메디 쿨리발리 테러에 대해서는 배후라고 주장하지 않았다. 다만 그를 가리켜 ‘무자히드(mujahid) 형제’라고 불렀고 그의 테러를 가리켜 “신으로부터 온 축복”이며 샤를리 엡도 테러와 시간적으로 잘 맞아떨어졌다고 칭찬했다. 안시는 신에게 이 무자히드 형제를 축복해주기를 간청했다. 무자히드란 아랍어로 ‘성스러운 전사’란 뜻이다.

그러나 쿨리발리는 한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자신은 이슬람국가(IS)의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칼리프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는 안시의 발언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IS와 알카에다는 강력한 경쟁 관계에 있으며 AQAP는 알카에다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당국은 쿨리발리가 프랑스 금융기관에서 6,000유로(약 7,100달러)를 대출받아 쿠아치 형제가 테러에 사용한 무기를 구입한 자금으로 썼다는 주장에 대해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는 쿨리발리-쿠아치 연관설이 주장되고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후 공개된 영상에서 쿨리발리는 “미션 완수”를 위해 쿠라치 형제에게 수천달러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벨기에 당국은 쿨리발리에게 무기를 판매한 벨기에 무기상이 현재 프랑스 사법기관에 출석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 동영상은 진본이 틀림없지만 샤를리 엡도 테러 배후가 AQAP라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프랑스와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라치 형제는 테러 공격 중과 이틀 뒤 자신들은 예멘의 알카에다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관리들은 사이드 쿠아치(34)가 2009~2011년에 예멘에 가서 훈련을 받은 사실은 확인했다. 그러나 셰리프 쿠아치(32)가 죽기 전 가진 TV 인터뷰에서 예멘을 방문해 아울라키를 만났다는 주장의 진위 여부는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에드 로이스 위원장은 1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2011년 미국은 프랑스에 쿠아치 형제 중 한 명이 예멘을 방문한 것과 돌아온 후에도 4년 동안 감시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스 위원장은 프랑스 당국이 쿠아치 형제에게서 이상한 조짐을 발견하지 못하게 되자 감시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잡지 ‘르 쁘앵’은 마뉘엘 발스 총리가 사생활을 이유로 쿠아치의 전화를 감시해야 한다는 요청을 거절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고 예멘온라인이 전했다.

AQAP, 동영상, 레퓌블리크 광장 집회 조롱…‘자유는 위선’
프랑스 북아프리카 인종학살 배후라며 수차례 비난
“더 많은 비극과 테러가 있을 것”

알 안시는 이번 동영상을 통해 샤를리 엡도 테러 이후 서양의 대응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는 듯한 발언을 했다.

안시는 160만명 이상이 샤를리 엡도 테러를 규탄했던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집회에 대해 “약함을 강화하고 상처에 붕대를 감으며 모여들어 집회를 갖고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라”며 조롱했다. 안시는 또한 프랑스가 북아프리카와 말리에서 군사 작전을 지원하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거주한 수천명의 무슬림들을 학살한 배후라며 여러 차례 비난했다.

그는 또한 서방의 언론의 자유라는 개념 자체가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자유라고 하는 것은 부도덕한 행위를 퍼뜨리고 알라에 대한 전쟁을 할 때를 빼면 (서방에 의해) 길들여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하는 것을 논의할 때 그런 자유는 존재하지도 않았다며 홀로코스트가 벌어질 당시 “표현의 자유나 생각의 교환 같은 자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안시가 던진 서양에 대한 경고 메시지는 분명했다. 그는 AQAP의 알 말라헴(al Malahem)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공개된 이번 동영상에서 샤를리 엡도 테러는 “예언자 무하마드를 위한 복수”라며 앞으로 더 많은 “비극과 테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미국 KBTX 채널이 14일 보도했다.

알 안시는 “무슬림의 피가 흩뿌려지고 명예가 더럽혀지고 코란이 찢기고 있다”며 무슬림들에게 복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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