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과 함께 올해 반드시 되찾을 것으로 공언하고 있는 금호고속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기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는 9일까지 금호고속 지분 100%를 보유한 IBK투자증권-케이스톤 파트너스(이하 IBK펀드)에 우선매수청구권의 행사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이는 지난달 23일 IBK펀드 측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최종 매각 제안서를 보낸 것에 이어지는 절차다. 당시 IBK펀드 측은 우선매수청구권을 지닌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 업계 추산 5000억원 안팎의 금호고속 지분 매각 제안서를 보낸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앞으로 오는 9일까지 IBK펀드가 제시한 금호고속 매각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하면, IBK펀드는 곧바로 공개 매각이나 수의계약 방식으로 금호고속 매각을 추진하게 된다. IBK펀드가 공개 매각에서 매각에 실패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다시 인수 기회를 얻는다.
현재로써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비록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산정한 금호고속 지분 100%의 적정 매입가가 5000억원에 달하지는 않지만 행사 자체만으로 얻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책정한 적정 매입가는 2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IBK펀드의 제안가와는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룹 전체의 운명을 쥐고 있는 금호산업 인수전이 한참 진행중인 만큼 금호고속 매각이 미뤄질수록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이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모두를 되찾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결정하면 3개월 내인 오는 6월 9일까지 인수대금을 완납하면 된다. 3개월이라는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5곳의 입찰적격자를 선정했던 금호산업 채권단은 오는 9일부터 5주간 입찰적격자들을 대상으로 예비실사 기간을 거친 뒤 4월 말 입찰제안서를 접수하고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따라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고속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6월 9일까지 시간을 벌게된다면 좀 더 금호산업 인수전에 여력을 쏟을 수 있게 된다.
업계에 다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우선매수권 통보 시한을 하루 앞둔 이날 서재환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을 중심으로 인수전 담당 팀인 기획팀 임직원들이 모두 출근해 금호고속 재인수를 위한 막바지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946년 창업한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 기업이다. 2009년 그룹이 경영난에 빠지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자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2012년 8월 IBK펀드 측에 지분 100%를 3300억원 정도에 넘긴 바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