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30 수원병 보궐선거 낙선 뒤 정계에서 은퇴하면서 전남 강진에서 은거해왔던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칩거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손 전 고문은 전날(10일) 새정치연합 신학용 의원의 모친상 빈소가 차려진 인천 계양구의 한 장례식장을 찾았다.
신 의원은 2011년 손 전 고문이 당대표를 맡던 때 원내특보단 간사를 맡는 등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손 전 고문이 정계은퇴 뒤 정치인 경조사에 온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여 동안 장례식장에 머물면서 신 의원을 위로했다.
손 전 고문은 취재진의 질문에는 “문상 온 것밖에 없다”면서 “TV도, 신문도 안 본다”고 했다.
손 전 고문은 ‘마음은 편안하냐’는 질문에는 “마음을 비웠으니까 편안하고, 안 편안하고 자체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고문은 또 “신 의원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조금이라도 마음에 위로라도 해 주려고 온 것”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손 전 고문은 이날 빈소에서 박지원 의원과 10분여간 조우하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은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박 의원에게 “고생 많으셨다”고 했고, 박 의원은 “감사하다”고 답했다.
한편, 일각에선 손 전 고문의 이날 빈소 방문으로 정치적 움직임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상주인 신 의원이 “제 문상 핑계 대고 나오시려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던지자 손 전 고문이 “헛소리하고 있다”면서 말을 잘라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조문을 마친 손 전 고문은 막걸리에 저녁식사를 한 뒤 곧장 전남 강진으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