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와 관심을 끌엇다.
2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서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71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아차는 감사·영업 보고와 외부감사인 선임보고를 마친 후 의안을 상정, 제무재표 승인과 사내·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을 통과시켰다.
외부감사인으로는 3년간 외부감사를 맡았던 삼정회계법인이 재선정, 2017년까지 감사를 맡게 됐다.
이어 기아차는 사내이사로 이날 의장을 맡은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을 재선임하고 한천수 기아차 부사장을 신규선임했다.
관심을 모았던 사외이사에는 김원준 전 공정위 경제정책국 사무처장(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재선임하고 이귀남 전 법무부장관을 신규선임했다.
특히 국민연금 등이 한전 부지 고가 매입 사건과 관련해 재선임 반대 의견을 내놨던 김원준 전 사무처장의 선임에에도 별 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국민연금은 한전 부지 고가 매입 당시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김원준 전 사무처장의 재선임에 반대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현대모비스에 이어 이번에도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김원준 사외이사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컨소시엄의 한국전력 부지 매입 논란 당시 기아차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신규선임된 이귀남 전 법무부장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 법무부장관으로 삼성 이건희 회장의 원포인트 사면을 이끈 바 있다.
이형근 부회장은 “일부 반대 움직임도 있었지만 다수 주주 찬성에 따라 이사진의 선임이 통과됐다”며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이형근 부회장 등 총 8명의 임원에 대한 이사보수한도액으로는 2014년과 같은 100억원이 승인됐다. 이형근 부회장은 지난해 집행 실적이 38억원이었다고 알렸다.

◆일사천리 주총 재현…배당 확대, 무상주 지급 요구 제기 ‘눈길’
한편 ‘일사천리 주총’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현대차 주총과는 달리 이번 기아차 주총에는 기관투자가의 의견 제시도 없었다. 지난 13일 열린 현대차 주총에는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거버넌스 위원회의 설치 등을 요구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올해 기아차 주총에서 한전 부지 고가 매입 논란을 거론하는 요구가 더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으나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주주가 주가 하락과 미진한 배당에 대한 지적을 내놨다.
이날 한 주주는 “주가가 5만원대에서 4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를 원화 강세와 루블화 가치 폭락 등으로 설명하신 바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환율은 올라갔고 러시아도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며 카니발·쏘렌토 등의 신차들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올해 실적에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주주는 “지난해보다 300원 오른 1000원의 배당액은 환영할 만하나 글로벌 기업들의 배당성향에 비해서는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높은 실적으로 배당을 높여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이형근 부회장은 “공격적 신차 출시 등으로 높은 영업이익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가도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기아차 우리사주조합장은 이날 발언을 통해 우리사주의 무상주 지급을 요청했다. 조합장은 “개인의 자금으로 우리사주를 매입하다보니 장기 보유하지 않고 차익을 실현하는 재산이라는 인식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무상주를 지급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형근 부회장은 “무상주 지급이 애사심과 생산성을 증대하는 것은 맞지만 오늘 주주총회는 사전에 정해진 안건만을 토의하는 자리라 이 자리에서 논의하기는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