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의 한 도로건설 현장에서 공사중이던 교량의 상판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안전을 외치던 롯데건설의 신뢰도가 다시 한 번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 25일 오후 5시 20분경 경기도 용인시의 도로공사 현장에서 상판이 붕괴되면서 인부 9명이 10m 아래로 추락, 1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교각 밑에서 일하던 인부 7명은 신속히 대피해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날 현장에 있던 인부는 총 50여명으로 알려졌으며,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와 용인소방서에 따르면 밤샘 조사 끝에 9명의 사상자 이외에 추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추락 사고는 교량 상판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들이붓는 과정에서 상판 구조물이 콘크리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발생했다. 경찰은 현장감식을 실시하고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인 롯데건설, 하도급업체 관계자들을 수시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사고가 난 도로는 남사∼동탄 국지도(국가지원지방도로) 23호선 3공구(5.4㎞) 냉수물천교 교량공사(길이 27m, 폭 15.5m, 높이 10m)로, LH가 동탄신도시 광역교통계획의 일환으로 발주해 2012년 말부터 올해 말 완공 예정으로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왔다.
롯데건설 김치현 대표 등 임직원 10여 명은 이날 오후 8시 50분경 사고 현장을 방문해 사과하고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관계기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의 잇단 사고로 신뢰도가 크게 추락한 롯데건설은 이번 사고로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롯데건설 측은 “레미콘 타설 중 갑자기 상판을 받치던 가설 부자재가 무너지면서 교량이 함께 붕괴됐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레미콘 타설작업을 할 때 거푸집에 부은 레미콘이 굳는 동안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설치하는 지지대(동바리)가 무너져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바리 붕괴 사고는 하중 계산을 잘못해 지지력 부족으로 발생하거나 지반침하, 설치과정 불량일 경우 주로 발생한다. 또는 지나치게 많은 무게의 콘크리트를 쏟을 때 붕괴되기도 한다. 지난 2월 사당종합체육관 붕괴사고 역시 동바리 부실시공 때문이었다. 한 토목 전문가는 "레미콘을 이용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사고가 난 건 대부분 동바리를 부실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경찰은 하부 구조물의 부실시공 의혹과 관리감독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 롯데건설 현장 관계자와 인부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나 이번 사고는 지난 24일 신동빈 회장이 직접 제2롯데월드 100층 돌파 기념 및 안전 기원식에 참석해 안전 최우선시 의지를 다진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롯데건설에 ‘악몽’이 되고 있다. 많은 누리꾼들은 롯데건설에서 또 사고가 발생해 사망자가 나왔다며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