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통상임금 타협 전망 여전히 ‘흐림’
현대차, 통상임금 타협 전망 여전히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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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위 합의 시한 넘겨…이견 차에 내외부 요인으로 지연될 듯
▲ 현대차 노사가 임금체계와 통상임금 개선을 이달까지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내달로 넘어가게 됐다. 특히 4월부터는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올해 임단협 상견례가 예정돼 있어 조기 타협은 힘들 전망이다. ⓒ뉴시스

최근 법원이 현대차 통상임금 재판에서 사실상 현대차 측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노사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회의에서 현대차가 낼 회사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0일 현대차 노사는 오는 2일 울산공장에서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금체계와 통상임금 개선위 5차 본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지난 4차 본회의에서 노조가 회사 측에 최종안 제시를 요구한 만큼, 내달 초에는 회사안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 개선위원회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 따라 구성된 위원회다. 지난해 9월 현대차 노사는 임금협상에 합의하면서 최대 쟁점인 통상임금 확대 문제에 대해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라는 별도의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선진 임금체계 도입에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구성된 개선위원회는 3월 말까지 통상임금과 임금체계 개편에 합의하기로 합의하고 4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여왔지만 3월말 합의는 물건너 가게 됐다. 여기에 내달 초 5차 본회의에서 회사안이 나온다고 해도 노조가 곧바로 수용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 결국 올해 임단협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물론 지난 1월 1심에서는 회사 측이 사실상의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지난 1월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4부(부장판사 마용주)는 “현대차는 옛 현대자동차서비스 근로자 2명에게 합계 400여만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며 노조 측에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현대차는 1999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현대차서비스와 합병했는데, ‘15일 미만 근무자에게 상여금 지급을 제외한다’는 규정이 현대차와 현대정공의 상여금 시행세칙에는 있지만 현대차서비스에는 없다는 것이 요지였다.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재의 현대차 근로자에게는 통상임금 지급 의무가 없다는 셈이다.

하지만 이제 1심이 끝났을 뿐이고, 노사 양측 모두 항소한 상태다. 따라서 재판이 대법원으로 이어질 경우 최종 결과를 받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노사는 법적 소송과 별도로 개선위원회를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

현재까지 현대차 측이 어떠한 내용이 담긴 제시안을 내놓을지는 명확치 않다. 다만 노사가 외부 전문가 4명을 위촉해 구성한 자문위원회는 지난 4차 위원회에서 임금체계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했는데, 현대차 측은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바탕으로 유추해볼 수 있을 뿐이다.

자문위원회는 임금체계 개선 과정에서 현재 조합원의 임금 저하를 막고 회사의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도 동시에 방지하는 ‘비용 중립성’의 구현을 기본적인 원칙으로 제시했다. 또한 임금체계 개선 방향으로는 기본급 중심의 임금체계·구성의 단순화, 직무·역할의 가치에 따른 수당의 단순화, 숙련급 도입, 산정 기준에 의한 성과배분제 도입 등 4가지를 제시했다. 또한 기본급 중심의 임금체계 구성으로 단순화해 조합원의 임금 안정성을 확보하고 수당의 통폐합, 불필요한 임금항목 제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임금체계 개선의 목표가 통상임금 확대임을 분명히 하고 있어 역시 마찰이 예상된다. 노조 측은 자문위원회의 제시안을 “낮은 기본급의 확대로 통상 임금 문제를 해소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라고 평하고 사측에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에 대해 진정성 있는 제시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구나 내달 24일 민주노총이 ‘춘투’(春鬪) 돌입 계획을 밝히면서 노조 측은 개선위 활동과 함께 4.24 총파업, 올해 임단협 상견례로 압박의 강도를 더할 태세라 타협 전망은 더더욱 밝지 않다. 민주노총인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가 4.24 총파업에 매진할 경우 임금체계 등의 현안 협상 전망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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