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성 위기로 지난 2월 워크아웃을 신청, 조건부 워크아웃 개시 결정을 받은 동부메탈의 사채권자들이 상환 유예를 결의함에 따라 동부메탈이 법정관리를 피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동부메탈의 사채권자들은 서울 강남 HJ 컨벤션센터에서 10-1회차 무보증 사채권자 협의회에 이어 10-2회차, 11회차, 14회차에 대한 사채권자 협의를 잇따라 열고 워크아웃 개시 안건을 의결했다. 동부메탈에 따르면 10-1회차 협의회에서는 사채권자의 90%가 참석, 100% 찬성으로 안건을 통과시켰고 나머지 협의에서도 참석자 전원이 찬성했다.
이날 사채권자회의 의장으로 나선 곽원렬 동부메탈 대표이사는 이 자리에서 “철강 산업의 불황과 그룹의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된 점 죄송하다”며 “내년부터는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에 채권자들이 협조를 하면 기업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각 회차별 채권액은 10-1회차가 500억원, 10-2회차가 200억원, 11회차가 300억원, 14회차가 150억원이다.
사채권자들의 상환 유예 결의 여부에 따라 법정관리 가능성마저 점쳐졌던 동부메탈은 이로써 법정관리를 피하고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됐다.전날 2차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동부메탈에 65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대출 금리를 2%p 인하하는 내용의 워크아웃 방안을 최종 의결한 채권단은 이에 따라 곧바로 워크아웃을 개시할 전망이다.
지난 5일 동부메탈 채권단은 86.5% 이상의 동의로 동부메탈의 워크아웃을 가결하면서 사채권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사채권자들의 상환 유예 결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사채권자들의 원금 상환 유예가 없을 경우 채권단이 지원하는 자금이 회사채 상환에 먼저 쓰이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사채권자들의 희생이 담보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사채권자들의 동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돼 왔다. 하지만 이날 결의로 사채권자들이 피해를 감수하는 것을 선택, 한 숨 돌리게 됐다.
동부메탈은 당장 4월 회사채 만기도래액이 500억원에 달하고, 5월 320억원, 6월 150억원 등 상반기에만 총 97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동부메탈의 은행권 여신은 총 2500억원∼3000억원 수준이며 이 중 2019년까지 동부메탈이 갚아야 할 회사채는 총 2220억원이다.
한편 앞서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 부자는 동부메탈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사재 200억원 출연을 결정한 바 있다. 김준기 회장 부자는 동부화재 배당금을 활용해 100억원을 마련하고 장남인 김남호 부장이 보유한 동부메탈 채권 100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