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우재(46) 삼성전기 부사장(경영기획실장)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의 이혼 소송 첫 재판이 열렸지만 대립 상황이 크게 변한 것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10호 법정에서 양 측을 대리하는 변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임우재 부사장과 이부진 사장의 이혼 소송 첫 공판이 가사2단독 심리(비공개)로 열렸다. 당사자인 임우재 부사장과 이부진 사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11시경에 시작된 재판은 13분 만에 끝났다. 임우재 부사장을 대리하는 하민호 변호사는 자세한 재판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채 “상황을 이야기한다면 암중모색, 지지부진”이라는 말을 남겼다.
다만 이날 임우재 부사장이 지난 2월의 2차 이혼조정기일 직후 소송기간 중 아들을 만날 수 있게 해달라는 면접교섭 사전처분 신청을 냈다는 사실도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임에 따라 임우재 부사장은 한 달에 두 번씩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소송이 장기화되면 보통 면접교섭 사전처분 신청을 하고 큰 결격사유가 없으면 이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두기는 힘들다”고 평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그간 아들을 못보고 있었다는 것이냐”며 “아들에게 큰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부진 사장 측에서 아들을 못보게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해 10월 이부진 사장이 이혼 및 친권자 지정 소장을 내면서 촉발된 이번 소송에서 양 측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2월 진행된 두 차례의 조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지난 2월 23일부터 소송을 통한 재판상 이혼절차를 밟고 있다.
소송 제기 초반에는 임우재 부사장과 이부진 사장이 소송 전에 재산분할과 친권, 양육권 등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를 했을 것이라는 추측과 당시 삼성그룹의 정기 임원 임사를 앞두고 임우재 부사장이 삼성전기에서 퇴직하고 유학을 떠나기로 했다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첫 조정기일을 앞두고 임우재 부사장이 나서 직접 “양육권을 포기할 생각이 없고 친권은 논의 대상도 아니다”라며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직위에 충실할 것이고 사전에 협의된 내용은 실제와 매우 상이하다”고 부인한 바 있다.
양 측이 맞서고 있는 부분은 양육권 및 친권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임우재 부사장의 당시 발언 외에 당사자나 법률대리인은 재판 내용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어 세간의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소송 초기부터 상당 부분 합의가 이미 됐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었고 이후에도 크게 언급되고 있지 않고 있어 재산 분할보다는 양육권과 친권이 주된 쟁점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 이제는 이혼 자체가 다시 화두로 오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임우재 부사장 측은 이혼을 요구한 이부진 사장 측에 “뚜렷한 이혼 사유가 없다”며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재판은 5월 28일 오전 11시로 확정됐다.
한편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부사장은 1995년 삼성복지재단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던 이부진 사장은 회사 차원의 봉사활동을 나갔다가 임우재 부사장을 만났다. 집안의 반대를 극복하고 1999년 8월 결혼한 두 사람은 동화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화제가 됐지만, 그간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별거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지자 이부진 사장은 15년 동안의 결혼생활을 정리하기로 결정, 이혼소송을 본격 준비해 왔다. 현재 두 사람은 슬하에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두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