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車업계, 사상 최악 춘투 예고에 ‘좌불안석’
조선·車업계, 사상 최악 춘투 예고에 ‘좌불안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사정위원회 대화 결렬에 임단협 이슈 맞물려 빅뱅 예고
▲ 노사정위원회의 대타협 결렬과 임단협 이슈가 맞물리면서 사상 최악의 춘투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발언권이 강한 제조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대중공업노동조합

봄철 임금 인상 투쟁을 의미하는 ‘춘투’(春鬪) 시즌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사상 최악의 춘투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노조의 발언권이 강한 조선업계와 자동차업계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10일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최근 결렬된 노사정위원회 협의에 대해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를 죽이는 안에 서명할 자격이 없다”고 설명했다. 당초 지난달 31일로 예정됐던 노사정위원회의 ‘대타협’은 결국 최종 결렬됐다.

특히 민주노총과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원회의 협상 결렬 이후 민주노총과 손을 잡는 모양새가 나오면서 자칫 사상 최악의 ‘춘투’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오는 11일 공공기관 노동자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서울역에서 시청역 인근까지 1500여명이 대규모 행진을 벌인다고 밝혔다. 공대위에 소속된 한국노총의 공공노련 관계자는 “노동시장 개악을 추진해온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결렬된 후 진행되는 첫 대규모 집회로 정부의 일방 추진에 맞서는 전체 노동자 투쟁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계기로 노동계의 장외투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공동 대응 방침 뿐 아니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역시 손을 잡을 예정이다. 전공노와 공노총은 오는 24일로 계획된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맞춰 연대파업을 의결했다. 전공노의 파업은 2004년 이후 11년 만이고, 양대 공무원 노조의 공동파업은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정부는 노사정 위원회의 대타협 결렬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 노동계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노동계는 정부가 대표적인 공감대 형성 과제로 꼽은 고소득자의 임금인상 자제와 청년채용 확대에 대해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한 노동계는 노사정 대화의 핵심 쟁점이었던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이나 취업규칙 변경을 정부가 기존 법 내에서 행정명령이나 지침 등을 통해 밀어붙이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정부가 이를 강행한다면 24일로 예정된 총파업은 물론 5월 1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다음 달부터 본격화하는 춘투에서 극심한 갈등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조업계, 통상임금 이슈 맞물려 사상 최악 춘투 예고
정부가 추진중인 노동시장 구조개선 외에도 제조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통상임금과 사내하청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 중으로 임단협을 개시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점에서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노조는 더욱 강경한 입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상임금 문제는 이번 춘투에서 가장 강력한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상여금과 비슷한 개념인 전환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켰고 LG전자 등 LG 계열사는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초과근로가 많은 조선업계와 자동차업계 등의 업종은 사측의 인건비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쉽게 합의에 이르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미 현대차그룹이나 현대중공업그룹, 한국GM, 삼성중공업 등 조선·자동차업계는 통상임금 등의 재판으로 시름을 앓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측의 팽팽한 기싸움이 벌써부터 시작됐다”면서 “춘투에서 시작해 현대차 노사 협상이 끝나는 추석께까지 노사 문제가 산업계를 짓누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민주노총에 소속되지 않은 기업별노조다. 지난 2004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분신자살과 관련해 민주노총의 투쟁 공세에 합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금속노조에서 제명됐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이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참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주축이 돼 결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가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현대중공업 노조도 단체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낮지 않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지난달 25일 정부에 조선업계 구조조정 중단과 고용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