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그룹, 장남 회사에 계열사 지분 헐값매각 논란
삼표그룹, 장남 회사에 계열사 지분 헐값매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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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 전무, 헐값매각 수혜 의혹…삼표 “법 따른 것, 문제 없다”
▲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의 정대현 전무가 최대주주인 신대원이 삼표그룹 지주사 삼표로부터 삼표기초소재 지분 25%를 헐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삼표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인해 불거진 ‘철피아’ 논란의 한복판에 섰던 정도원 회장의 삼표그룹이 사돈관계인 현대차그룹과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이어 장남 회사에 계열사 지분을 헐값 매각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는 등 구설수에 오르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의 장남 정대현 삼표 전무는 삼표그룹의 지주사인 삼표의 지분 14.07%(50만7917주)를 보유하고 있어, 1대 주주인 정도원 회장(81.88%)에 이어 2대 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그룹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정대현 전무는 골재 제조와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신대원 지분 77.96%를 보유하고 있다.

‘헐값 매각’ 의혹은 지난해 실적 호조를 보인 삼표기초소재 지분 25.03%(120만 주)를 신대원이 지주사 삼표로부터 헐값으로 매입했고, 삼표기초소재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받은 신대원이 배당금을 두둑하게 내놓으면서 이 배당금이 정대현 전무에게 흘러갔다는 부분에서 출발한다.

가뜩이나 신대원 지분 나머지 22.04%는 각각 정도원 회장의 딸인 정지선 씨와 정지윤 씨가 가지고 있어 사실상 헐값 매각으로 정도원 회장의 자녀들이 이득을 챙긴 셈이다. 정지선 씨는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장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부인이다.

◆장남 정대현 전무, 헐값 매각 수혜 의혹 불거져
지난해 삼표가 지출한 배당금은 45억1202만원인데 정대현 전무는 삼표 지분 14.07%를 보유해 6억34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여기에 신대원 지분 77.97%를 보유한 정대현 전무는 지난해 배당금 25억원 중 19억4900만원을 받았다. 특히 신대원의 배당률은 지주사 삼표의 배당성향의 13.82%보다 두 배가량 높은 28.95%에 달한다.

당초 삼표기초소재의 지분 매각은 삼표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부터 촉발됐다. 지주사 삼표와 11개 계열사로 구성된 삼표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삼표기초소재 지분 25.03%(120만 주)를 주당 2200원으로 신대원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삼표는 장부가를 바탕으로 산정된 지분법주식처분손실 56억8107만 원까지 떠안았다.

이에 삼표기초소재는 비상장사기 때문에 주당 매각 가격은 상속증여세법에 의해 평가됐지만, 주당 2200만원은 너무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삼표 관계자는 관련 법상에 따라 정당하게 매겨진 가격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표기초소재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14억원, 2012년 18억원 적자, 2013년 2억6000만원이다. 2014년에는 매출이 전년의 953억원보다 늘어난 1088억원으로 기록되고 당기순이익이 40억5000만 원 정도로 나타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난해 말 매각을 추진한 만큼 2014년의 실적 개선 분은 반영이 되지 않았다.

◆삼표 “법적 절차 따른 것…아무 문제 없다”

▲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사진) 일가는 지난해부터 아침가리 땅 탈세 논란과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비롯, 철피아 논란, 위장 중소기업 의혹 등 끊임없이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삼표그룹 홈페이지

삼표그룹 관계자는 이날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비상장회사는 상속증여세법에 따라 최근 3개연도(2011~2013년) 손익을 가지고 수익가치와 자산가치의 가중 평균으로 평가하게 돼 있고 지분 가격은 법에 따라 정당하게 평가된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당시 2011~2013년의 수익가치 산정은 실적이 안 좋을 때여서 낮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 삼표 측이 자산 가치 반영 없이 수익가치만으로 평가해 지나치게 낮은 지분 매각 가격을 산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도 “명백한 오보이며 수익가치와 자산가치의 반영은 법적으로 규정돼 있는 만큼 철저히 따랐다”며 “현재 그 부분에 대한 대응도 법무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지분 매각 추진 시기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물론 지주사 전환은 2013년 말부터 추진하기 시작했지만 모두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 계속 진행이 돼 왔다”면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법적으로 지난해 말까지 삼표가 자회사 지분 40% 이상을 소유하든지 모두 매각하든지 선택해야 해서 지난해 말 삼표가 가지고 있던 삼표기초소재 지분 전부를 신대원에 매각한 것”고 설명했다.

◆삼표그룹, 잇단 논란에 ‘진땀’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삼표그룹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구설수에 휘말린 전력 때문인지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삼표그룹은 정도원 회장이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의 ‘철피아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되는 등 구설수에 올랐고, 계열사 및 그룹이 ‘철피아’와 연루된 한 축으로 지목받기도 했다.

특히 당시에는 2012년 전 철도청 청장이자 1대 한국철도공사 사장이었던 신 모씨를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고, 납품 단가를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하고 비자금 중 일부는 철도시설공단 간부들에게 로비용 금품으로 제공했다는 혐의 등을 받기도 했다. 타 업체의 영업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또한 사돈기업인 현대차그룹의 현대제철과 삼표기초소재 등 삼표 계열사들의 ‘밀월’ 관계에 대한 의문이 재조명되며 곤욕을 치르는가 하면, 정도원 회장 일가가 강원도 인제의 아침가리 일대 부지 매입 과정에서 매입가 축소 신고로 탈세를 일삼은 정황이 포착돼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 1월 삼표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위장된 중소기업을 통해 공공입찰에 참여하고 총수 일가가 지분을 소유한 회사가 이득을 얻었다는 의혹까지 받으며 재벌이 중소기업의 밥그릇을 빼앗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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