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2013년 4월 4일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3000만원을 줬다는 의혹이 나온 가운데 당시 이 총리의 운전기사가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독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총리는 전날(15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2013년 4월4일 성 전 회장을 사무실에서 만났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성 전 회장은 만난 기억이 없다”며 “독대는 안 했다”고 부인했다.
이와 관련, ‘CBS’는 지난 2013년 3월부터 6월까지 약 4개월간 이완구 총리를 수행한 운전기사 A씨가 인터뷰에서 그해 4월 4월 이 총리와 고 성 전 회장이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서 만났고, 독대를 했었다고 밝혔다고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심스럽게 인터뷰에 응한 A씨는 그날이 충남도청을 홍성으로 이전하는 개청식이 열려 박근혜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특별한 날이었던 만큼 일정을 비교적 상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A씨는 “홍성에서 큰 행사가 끝나고 부여에 있는 선거사무실로 바로 운전해 왔었다. 도착한 뒤 사무실에 올라갔는데 성완종 의원과 함께온 비서가 있었다”며 “비서와 사무실에서 얘기를 나눴던 것이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또한 A씨가 성 전 회장을 특별히 기억했던 것은 비서가 성 전 회장을 ‘회장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렀기 때문이라는 것.
A씨는 “보통 우리는 ‘의원님’이라고 부르는데, 그쪽 직원은 ‘회장님’이라고 부르더라.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우리는 원래 회장님이라고 한다’고 얘기하더라”며 “성완종 의원 비서하고 사무실에서 그런 얘기를 나눠서 더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후보의 방 안에서 독대를 하는 동안 사무실 테이블에서 쉬면서 비서와 그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A씨가 만났다는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의 첫 소환 인물인 이모씨로 보인다.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독대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수가 없다”며 “현역 의원들은 다 독대를 했다”고 했다. A씨는 “독대를 하셨다”며 “의원님 정도면 독대를 했다. 참모는 다 물리고 만났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 전 회장의 비서와 사무실에서 함께 기다렸기 때문에 그 사이 방에서 만남이 이뤄진 것은 당연하다고도 했다.
이완구 총리가 “그날 기자들이 많아 독대는 불가능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선 상반된 의견을 밝혔다. A씨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며 “기자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A씨는 이 총리가 4.24 재선거에서 당선된 뒤로도 서울로 상경해 수행운전을 계속 했다. A씨는 그해 5월에도 두 사람이 여의도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5월 중하순쯤에 여의도 인근 식당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났던 것을 기억한다. 제 기억으로는 ‘ㅇ’중식당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에게 돈을 비타500박스에 담아 건넸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A씨는 “비타500 박스는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리가 연일 “성완종 전 회장과 독대를 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 총리의 전 운전기사의 이 같은 증언으로 논란은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