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부사장 ‘동정표’ 호소…檢, 징역 3년 구형
조현아 전 부사장 ‘동정표’ 호소…檢, 징역 3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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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하고 있는지 의문”…모든 혐의 유죄 인정 주장
▲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사죄의 뜻과 함께 쌍둥이 아들을 보지 못하는 괴로움을 호소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검찰이 ‘땅콩회항’ 재판 항소심에서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2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부장판사 김상환)가 오후 2시부터 업무방해와 강요,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아 전 부사장 등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한 가운데, 이날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사건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여모(58)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상무와 김모(55) 국토부 조사관에 대해서도 1심과 같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1심과 같은 주장을 유지하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은 회장의 장녀이자 부사장으로서의 지위를 남용해 법질서를 무력화시켰다”며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무죄라고 주장한 항로변경죄 및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가 모두 유죄로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현아 전 부사장의 1심 발언을 상기시키며 “‘사건 발생 책임은 매뉴얼을 미숙지한 승무원과 사무장에 있고 자신은 부사장으로서 적법한 업무 지시를 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볼 때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 ‘동정표’몰이 나서
반면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사과와 반성의 뜻을 표하며 자녀들과 관련된 본인의 괴로움을 호소하는 데 주력했다. 최근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 같은 이유로 병보석 및 집행유예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누리꾼들의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집에 두고 온 아이들 생각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깊은 후회 속에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처음에 저는 세상의 질타 속에서 정신이 없었고 모든 것을 잃었다고만 생각했는데, 구속된 시간 동안 제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고 제게 주어진 것들이 얼마나 막대한 책임과 무게를 가져오는 것인지 깨달았다”는 소회를 밝혔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변호인도 최후진술에서 동정표를 보내줄 것을 호소했다.

변호인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미 여론에 의해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사회적 형벌을 받았고 사생활까지 노출돼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져 있다”고 호소하고 “특히 구속기간에 두 돌도 되지 않은 어린 쌍둥이 아들을 돌보지 못해 마음이 무너질 것 같은 고통도 받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 이날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1심과 같은 징역 3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최대 쟁점, 여전히 ‘항로’ 범위
한편 이날 양측은 1심에 이어 ‘항로’의 개념을 두고 치열한 법리 공방을 펼쳤다. 변호인 측은 30분 분량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틀어보이며 “항공보안법에 명시된 ‘항로’ 개념은 ‘예정된’ 길이 존재한다는 이야기이지, 계류장에서 진행된 토잉카에 의한 견인까지 ‘항로의 변경’으로 간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항로’는 ‘항공로’에 가까운 개념”이라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또한 변호인은 피해자들과의 보상 등을 포함한 기타 수습 진행 상황도 전했다. 변호인은 “대한항공이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에게 공상 처리에 준해 기본급, 상여금, 비행수당을 보장해줬으며 병가 기간이 끝난 이달 10일 이후에도 같은 기준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한 여승무원과의 소송 진행상황도 알려졌다. 변호인은 “마카다미아를 서비스하다 폭언을 들은 승무원에게는 박창진 사무장과 같은 내용을 제안했으나 본인이 거절하고 휴직절차를 밟고서 미국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며 “미국법상 소송 제기 이후에는 당사자와 개별 접촉이 금지돼 있어 못 만나고 있지만 향후 소송 과정에서 원만한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내달 22일 열릴 예정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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