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이 같은 당 정청래 최고위원의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려 했다’는 비판에 대해 “대답할 가치도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박주선 의원은 11일 오전 <한수진의 SBS전망대>와 인터뷰에서 “동료 의원에게 공격하려면 사실에 입각해 진실 된 내용을 가지고 공격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 “공갈” 비판을 가해 논란을 일으켰고, 이에 대해 박주선 의원은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해 “시정잡배 수준”이라며 질타한 바 있다. 그러자, 정 최고위원은 박주선 의원에 대해서도 참지 않고 자신의 SNS를 통해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려 해놓고 부끄럽지 않냐”고 맹폭을 쏟아내며 파장을 확산시켰다.
박주선 의원은 이와 관련, “2012년 12월 무렵 제가 무소속이었다”며 “박근혜 후보 측으로부터 여러 번 만나자는 제의가 왔다. 박근혜 후보가 직접 저에게 두 번 전화했고, 무소속인 사람이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만나자고 하는데 못 만날 이유가 없어 만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남의 정치적인 어려움, 동서 화합 문제도 얘기했다”며 “그러나 저는 새누리당에 갈 수 없는 DNA를 가지고 있다. 또 국민정서가 제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고 얘기하고 헤어졌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어, “그리고 문재인 후보가 좀 도와달라고 전화가 와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며 “만남과 지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최고위원이 있다는 게 부끄럽다. 이게 전부다”고 적극 해명했다.
박 의원은 아울러, “인터넷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해서 인신공격하는 사람은 새정치를 하는 사람이냐”면서 “호남의 민심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당 앞날을 걱정하면서 지도부 총 사퇴로 시작해 당을 바꾸라고 하는 사람을 구태정치로 몰아간다면 새정치연합의 앞날이 걱정을 넘어 어찌 되겠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호남 민심에 대해 박 의원은 “참담한 패배의 이유는 친노 패권 정당에 대한 응징이고 친노 수장 역할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표의 지도력에 대한 심판이었다”며 “그래서 책임지라는 것이다. 당을 바꾸라는 것이다. 이 민심이 어떻게 구태 정치고, 어떻게 호남 민심을 조장하고 구태정치를 한다고 몰아붙일 수 있는지 참 한심스럽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정청래 최고위원이 주승용 최고위원에게는 물론 박주선 의원 자신에게까지 비판을 쏟아낸 것을 ‘비노 진영에 대한 작심 비판’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 “정청래 의원이 친노의 핵심에 있는 분이 틀림없다”며 “그런 기류를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수긍했다.
박 의원은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호남 민심을 자기 정치 입지 강화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정말로 용서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많은 분들이 얘기하고 계신다”면서 “이렇게 해서 어떻게 당이 함께 할 수 있겠는가.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의 단합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이게 단합이냐, 갈등을 야기하고, 분열시키고, 당을 혼란에 빠뜨리는. 당이 지금 어디로 가는지 적지 않게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대표를 향해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식과 체질을 혁명적으로 전환시켜서 다시 태어나는 정당으로 바꾸는데 책임질 사람 책임지고 역할 할 사람 역할 해야 한다”며 “지금 대안이 없지 않나 얘기하지만, 그동안 문재인 대표 아니었어도 많은 분들이 대표하고, 선거 승리했고,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 많이 올려놨다”고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김한길-안철수 이런 분들은 취임 4개월 만에 선거에 지니까 더 미련 없이 사퇴했다. 책임정치를 구현한 것”이라며 “그런데 문재인 대표의 경우는 너무 다르다. 당을 세우려면 정말 혁명적인 대 전환을 잘 세운 행동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저와 뜻을 같이 하는 침묵하는 다수의 의원들이 당에 있다”며 “그런 분들과 격의 없는 논의를 거쳐 신당 창당을 포함해 어떻게 하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이 사는 길이냐 아니면 어떻게 하면 새정치연합을 쇄신할 수 있는 길이냐 그걸 놓고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거듭 “저와 생각을 같이 하는, 침묵하는 다수 의원들이 수십 명 있다”면서 “그분들이 당의 앞날이 정말로 어둡다고 한다면 대안의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대안에 참여할 분들이 수십 명 된다”고 밝혔다.